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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北통신망 구축

Posted July. 24, 2019 09:53,   

Updated July. 24, 20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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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북한의 상업용 무선망 구축을 비밀리에 도왔다는 22일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가 미 워싱턴 정계를 강타했다. 유명 의원과 주요 싱크탱크는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강력히 비난했다. 북핵 비핵화 협상 및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무역협상 실무회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 워싱턴 정가 벌집

 크리스 밴 홀런(메릴랜드·민주) 및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공화)은 WP 보도 후 즉각 공동성명을 냈다. 두 의원은 “화웨이가 북한과 연계돼 지속적으로 미국(제재)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화웨이가 얼마나 악의적인 상대인지를 매번 알게 된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 기업이 차세대 무선망 시스템의 중심에 서고, 이들이 미 기업 데이터에 접근해 미 국가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의원은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법안들을 통과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둘은 화웨이를 미국의 ‘제재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강화하는 법안, 미 제재나 수출 규제를 위반하는 통신업체에 대해 미국산 부품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도 이미 상정했다. 이들은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국방수권법 수정안 등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북한과 거래하는 그 어떤 기업도 미국의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중 기업 제재

 로이터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주하이전룽(珠海振戎) 및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누구든 오늘 (중국에 가한) 이 조치를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하이전룽은 중국 국영 난광(南光)그룹 자회사다. 2012년에도 이란과 거래해 미국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난광 측은 23일 홈페이지에 “주하이전룽은 2018년 9월 30일 이후 (자사에서) 공식적으로 분리됐다”며 이 회사와 관련이 없다고 발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2014년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해 온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52)가 중국 첩보원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를 소탕하는 역할을 맡았던 공산당 요원이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궈는 미국에 온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을 비롯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잇달아 폭로했다. 하지만 버지니아주 리서치회사 스트래티직비전은 최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궈가 지난해 1월 이 회사에 미국 내 중국 국적자 15명의 재정 현황, 소셜미디어 활동, 여행 기록 등 뒷조사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 15명은 미국이 특정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기록 보호’된 개인이다. 즉 이들은 미국 정부를 돕고 있는 외국인일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궈가 중국 정부를 위해 그 뒷조사에 나선 게 아니냐고 WSJ는 전했다.

○ 무역협상 빨간불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음 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 협상단이 중국을 찾아 류허 중국 부총리와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협상 재개를 약속한 후 첫 대면 실무진 협상이다. 하지만 이날 잇따른 반화웨이 보도로 무역협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WP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보도 내용을) 확인해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후 그는 인텔 퀄컴 구글 등 7개 미 정보기술(IT) 수장과 만나 화웨이 규제 완화에 대해 의논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