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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꽃가마 태워주는 사람에게 총리 주겠다는 말인가

반기문, 꽃가마 태워주는 사람에게 총리 주겠다는 말인가

Posted January. 26, 2017 08:52,   

Updated January. 26, 20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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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어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다수 국민의 뜻이 정치에 반영되는 선거구제 변경과 분권과 협치의 헌법 개정을 통해 정치질서와 정치문화를 확실히 교체하겠다”며 “외교 안보 통일 등 대외문제는 경험 있는 사람이 리드하고 경제·사회 문제를 총리가 할 수 있다면 협치(協治)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내·외치를 다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신은 유엔 사무총장 경험을 살려 외교안보와 남북문제를 맡는 외치 대통령을 맡고 향후 대선에서 연대를 할 세력에게 책임총리를 맡기는 이원집정부제를 시사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모두 발언에서 “대통령 선거 전에 개헌을 약속하고는 정작 집권 후에는 흐지부지 해오던 일을 우리는 수 없이 봐왔다”며 “개헌은 대통령 선거 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내에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선 전 개헌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현 국회는 개헌안을 합의해 개헌 정족수인 재적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으로 국민투표에 부칠만한 정치력도 없다. 이 때문에 반 전 총장도 16일 “대선 전 개헌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이 ‘대선 전 개헌’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개헌에 찬성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손학규 국민개혁주권연대 의장,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 등과 ‘개헌 연대’를 만들어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가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데, 그 분만 좋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반기문-김종인’ ‘반기문-김무성’ 러닝메이트 설이 나온다. 과거 친박 핵심들이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 설을 흘리던 것과 다르지 않다.

 어제 발표된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 반 전 총장 지지율은 16.0%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1.2%)의 반 토막이다. 양자대결에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도 뒤진다.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초조할 수는 있으나 이 엄중한 위기상황에서 ‘개헌연대’니, ‘반문연대’니 하는 정치공학을 앞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그보다는 철저한 자기희생과 단단한 비전으로 승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