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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러시아 아닌 미국 대표선수로 뛸 뻔했다?

안현수, 러시아 아닌 미국 대표선수로 뛸 뻔했다?

Posted January. 04, 2017 09:11,   

Updated January. 04, 20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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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수(31·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2014 소치 올림픽 때 미국 대표로 뛸 수도 있었다.

 당시 안현수가 남자 쇼트트랙에서 3관왕을 차지하자 미국 언론은 미국이 러시아와 끝까지 안현수 귀화 경쟁을 벌였지만 패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의 금전적인 유혹(financial enticement)이 더 매력적이었다”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러시아는 개최국인 데다 이전까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기 때문에 금 4개를 포함해 메달 19개를 딴 미국보다 안현수가 더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귀화 선수 문제를 프로 스포츠 자유계약선수(FA) 이야기처럼 다루는 기사를 미국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안현수뿐만이 아니다. 동아일보 분석 결과 소치 올림픽 러시아 대표 선수 213명 중 14명(6.6%)은 러시아 출신이 아니었다. 소치 올림픽 전체 출전 선수 2749명 중 최소 120명(4.4%)이 귀화 선수다. 평균보다 러시아가 귀화 선수 비율이 1.5배 높았던 것이다. 2010 밴쿠버 대회 때 개최국 캐나다의 귀화 선수 비율은 8.0%(201명 중 16명)로 소치 때 러시아보다 더 높았다. 2006 토리노 대회 때도 개최국 이탈리아는 아이스하키 선수 10명을 포함해 179명 중 20명(11.2%)이 귀화 선수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은 선수는 국가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개인 혹은 팀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올림픽 초창기에는 혼성국 팀이 메달 17개를 가져가기도 했다. 그러다 1908년 각 나라 체육회(NOC)에 출전 선수 선발권을 주면서 올림픽은 점점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띠게 됐다. 지금도 한 나라 대표로 뛴 뒤 3년이 경과한 선수는 다른 나라로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