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군이 수니파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안바르 주의 최대 도시 라마디를 7개월 만에 수복했다.
사바흐 알누마니 이라크군 대변인은 27일 AFP통신에 IS가 군사령부로 쓰던 라마디의 옛 정부청사 단지에서 IS를 몰아내고 이라크군이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청사 탈환 소식에 이라크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다.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라마디는 시리아와 바그다드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11월 초부터 시작된 이라크군의 라마디 수복작전 결과 약 400명의 IS 전사가 죽거나 동부 외곽으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과는 이라크 정부군이 종파 간 보복전을 피하기 위해 시아파 민병대의 도움 없이 단독 작전으로 거둔 첫 승리여서 의미가 크다. 약체로 평가받던 이라크군이 이젠 미군 등의 공중 지원을 받고 IS와 동등하게 전투를 치를 수 있을 만큼 전투력을 회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라마디 수복에 힘을 얻은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IS의 또 다른 거점인 북부 모술까지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시리아에서도 IS가 수도로 삼고 있는 락까 북부에서 13km 떨어진 티슈린 댐을 미국이 지원하는 반군 시리아민주군(SDF)이 장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이 댐은 시리아 북부의 핵심 전력 공급원으로, 미국과 반군이 IS 수도 락까에 대한 전기와 수도 공급까지 차단할 수 있어 큰 전과로 평가된다. 영국의 군사정보 컨설팅업체인 IHS제인은 올해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영토의 약 14%를 잃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IS는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역의 요충지인 탈아브야드, 이라크의 티크리트를 뺏겼고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에 있는 원유지대와 정제시설도 심각하게 파괴돼 재정적 타격이 크다. 또한 IS는 시리아 락까와 이라크 모술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빼앗겨 인구 150만 명의 모술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 및 식량 공급처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CNN은 26일 IS의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7개월 만에 육성 메시지를 공개한 데 대해 IS의 건재를 과시하고 싶었겠지만, 시리아와 이라크의 여러 전선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절망적 호소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