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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홈런 행진, 이승엽이 꼽은 3장면은...

Posted June. 02, 20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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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400홈런에 1개만을 남겨둔 삼성 이승엽(39). 열 손가락 깨물면 안 아픈 데가 없듯 그에게도 그동안 그렸던 수많은 아치의 추억이 소중하겠지만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홈런이 있다.

잊을 수 없는 홈런 3개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승엽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첫 번째 홈런과 첫 시즌 50호 홈런, 아시아 최다 홈런이 아닐까요.

경북고 졸업 후 1995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은 그해 5월의 첫 경기였던 광주 해태와의 방문경기에서 1호 홈런을 장식했다. 프로 데뷔 15경기 만에 친 마수걸이 홈런에 대해 그는 해태 이강철 선배를 상대로 첫 홈런을 날렸는데 지금도 생생하다.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고 얼떨떨했다고 떠올렸다. 당시 한 일간지는 고졸 새내기 4번 이승엽이 우월 홈런으로 살얼음판 같던 경기를 끝냈다. 싱그러운 5월의 시작을 알렸다고 전했다.

국민타자의 탄생을 예고했던 이승엽은 1999년 9월 2일 대구에서 LG 방동민에게 3점 홈런을 뽑아내며 국내 프로야구 출범 18시즌 만에 처음으로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메이저리그에선 1920년 베이브 루스가 54개의 홈런을 날려 1876년 출범 후 44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50홈런이라는 이정표를 계기로 이승엽은 일본의 야구 영웅 오 사다하루가 세운 아시아 시즌 최다 홈런 55개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그 결실은 2003년 10월 2일 대구에서 열린 롯데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이뤄졌다. 56호 홈런으로 아시아 야구 역사를 갈아 치운 이승엽은 팬들의 성원이 워낙 열렬해 부담이 컸다. 정면승부를 해준 롯데 투수 이정민이 고마웠다고 회고했다.

이제 이승엽의 머릿속에 한 개의 홈런이 추가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