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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일대사관 화염병 던진 중국인 2주간 따라다녔지만 (일)

경찰 일대사관 화염병 던진 중국인 2주간 따라다녔지만 (일)

Posted January. 09, 201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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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인 자신의 외할머니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됐다고 주장하는 중국인 남성이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졌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한족인 이 중국인은 자신이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 내에도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8일 오전 8시 18분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을 향해 화염병 4개를 던진 류모 씨(38)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 출신인 류 씨는 지난해 12월 26일 관광비자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뒤 31일부터 서대문구의 한 모텔에 머물며 범행을 준비해 왔다. 이날 오전 7시 25분경 소주병에 휘발유를 넣어 만든 화염병 11개를 들고 숙소를 떠난 그는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평화비 인근에서 소주병 4개를 차례로 던졌다. 2개는 30m가량을 날아 대사관 2층 발코니로 떨어졌지만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고 나머지는 대사관 담장과 인근 도로로 떨어져 그을음만 남겼다.

범행 직후 현장을 순찰하던 경찰 기동대원들에게 붙잡힌 류 씨는 한국말로 일제강점기 평양에 살던 한국인 외할머니가 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뒤 중국 광저우로 끌려갔으며, 그곳에서 광복을 맞아 중국인 남자와 결혼했다고 밝혔다. 류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12월 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총리가 논의 자체를 거부해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에서 토플강사와 심리치료사로 일하던 류 씨는 지난해 10월 일본 쓰나미 피해자를 돕겠다며 일본으로 건너가 후쿠시마 지역에서 2개월간 지냈다. 류 씨는 지난해 12월 한국으로 넘어오기 직전 야스쿠니 신사 내부 목재 문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아직 물증은 없고 그의 주장뿐이라 추가 조사해 정확한 사실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4시 10분경 야스쿠니 신사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다음 날 한 중국인이 국내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외할머니가 태평양전쟁 당시 평양에서 중국 남부로 끌려간 일본군 위안부였다. 일본 정부가 사과하지 않는 데 항의하려고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류 씨가 이같이 주장하는 것을 사전에 파악해 입국 직후부터 그의 행적을 쫓아오고도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월 26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류 씨는 인천에서 3일간 머물다가 외할머니의 행적을 쫓아 29일에는 목포, 30일 대구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자신을 담당하는 경찰과 만나 외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으며 그에 항의하려고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류 씨의 구체적 행적은 사전에 파악된 게 없다며 부실 대응이라는 지적을 반박했다. 경찰은 류 씨에 대해 화염병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지현 고현국 jhk85@donga.com m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