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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없는 국제신용평가사들 (일)

Posted August. 13, 201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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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가부도가 임박한 나라에도 후한 신용등급을 주는 등 위기경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 제기되고 있는 신용평가사의 신뢰도에 대한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가 지난 35년간 각국에 매긴 국가신용등급 기록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S&P는 1975년부터 지난해까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15개국 가운데 12개국의 국채에 대해 부도 발생 1년 전 B 이상의 등급을 부여했다. S&P의 분류상 B등급은 향후 1년 내 디폴트 가능성이 2%에 불과할 정도로 국가부도와는 거리가 먼 등급이다. S&P가 그동안 국가부도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20%만 성공한 셈이다.

무디스도 자사가 등급을 매긴 13개 디폴트 국가 중 11개국에 부도 발생 1년 전 B등급 이상을 부여했다. 특히 B보다 한 단계 높은 Ba를 준 경우도 3건 있었다. Ba등급의 1년 내 디폴트 가능성은 0.77%에 그친다.

WSJ는 2001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같은 BB 등급을 받았지만 1년 뒤 아르헨티나는 디폴트에 빠지고 브라질은 그 후 10년간 경제회복의 길로 들어섰다며 심지어 디폴트를 1년 남겨놓고 국가신용등급을 올린 사례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해당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시스템은 실제 부도 가능성을 예측하기보다는 국가 간의 상대적인 부도 위험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선 채권 전문가들은 신용평가사들이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지표만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들은 2008년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에 최고 등급을 부여함으로써 당시 금융위기 발생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