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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고학력 여초

Posted April. 28, 201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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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recession)가 아니라 남자침체(mancession)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미국 남성들의 곡소리가 터졌다. 금융위기와 집값 폭락으로 금융업 건설업 제조업 등 남자들이 많은 직종의 일자리가 줄면서 남성 실업자들이 급증해서다. 올 들어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 남자침체는 끝났다는 소리가 나오는 듯 하더니 이번엔 교육에서 남자침체 폭탄이 터졌다. 석사 이상 학위를 지닌 고학력 여성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한 것이다.

미국의 2010년 센서스에 따르면 25세 이상 인구 중 석사 이상 여성이 1060만 명으로 남성보다 10만 명 많다. 1980년대 초 여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이 남학생을 넘고, 1996년 여성학사의 수가 남성학사를 넘어선 이래 석사 이상에서 남녀 비율이 뒤집힌 건 처음이다. 미시건 플린트대의 마크 페리 교수는 여성 학력이 더 높아졌으니 다음번 경기침체 때는 여성이 더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학력 여초() 현상으로 가사노동을 전담하는 남편들도 늘어 지난해 말 200만 명, 아빠 열다섯 중 한명 꼴이다. 뉴스위크지는 양복입고 출근하던 남자들에겐 대공황(Great Depression)이 아니라 대망신(Great Humbling)이라고 비웃었다. 하지만 고개 숙인 남편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고학력 미혼남성들이 비슷한 수준 및 또래의 여성에 비해 귀해지면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점이다. 성적 심리학을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대학과 대학원은 물론이고 괜찮은 직장에선 잘 나가는 여성들이 콧대 높은 남자들 때문에 엄청 고민하고 있다던가.

하지만 미국 남자가 평균 1달러를 벌 때 여자는 77센트밖에 못 벌고 있다. 성차별이다!라는 주장도 있지만, 금융 경영 법학 의학 공학 등 돈 잘 버는 전문직종에 여성들의 진출이 적은 탓도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남녀 대학졸업자 성비가 52대 48, 석사는 51 대 49로 바짝 다가섰다. 힘들게 딴 학위를 장농 학위로 썩히지 않고 자아실현과 국리민복, 그리고 사랑과 결혼으로 연결시키려면 가방 끈이 긴 여성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