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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독 통합을 넘어 융합 이젠 미에 NO라 할수있다

동서독 통합을 넘어 융합 이젠 미에 NO라 할수있다

Posted September. 20, 201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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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한국인?

독일 통일 20주년을 보름여 앞둔 17일 오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 구() 소련군 제복을 입은 채 소련 깃발을 들고 있는 60대 할아버지는 통일 이전의 이데올로기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그는 관광객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대가로 0.51유로를 받는다. 하루 수입은 1050유로(약 1만50007만6000원). 그는 기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한국말로 인사를 어떻게 하는 지를 물었다. 안녕이라고 알려주자 이를 몇 번씩 따라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관광객 맞춤혐 마케팅이다.

독일 통일 이전 분단의 상징이던 이곳은 이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수백 명의 관광객이 붐비는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소수민족 권익 쟁취 등 다양한 생활관련 시위가 열리고 있다.

하루 앞서 16일 방문한 서독 바이에른 주와 동독 튀링겐 주 사이의 경계선. 과거 동독인의 탈출을 막기 위해 나무를 모두 베어 황량한 황토선이었던 이 곳은 이제 생기 넘치는 연초록 생태선으로 바뀌었다. 동서독 양쪽에서 전나무 씨가 날아들어 20년 만에 키가 양옆의 원래 숲과 거의 비슷할 만큼 자랐다. 분단선은 이제 양쪽의 짙은 초록색 전나무 사이의 하나의 연초록 띠처럼 보인다. 통일 이후 독일은 155km 분단선의 철망과 130만 개에 이르는 지뢰만 제거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자연의 복원력을 믿고 그대로 놔뒀다. 20년이 지난 지금 동서독의 자연은 스스로 융합을 이뤄가고 있다.

경제력 격차 해소를 통한 동서독 주민의 융합도 점차 목표치에 가까워지고 있다. 통독 직전 34배에 이르렀던 동서독 소득 격차도 최근엔 80%안팎까지 올라왔다. 서독 기준으로 2025% 수준이었던 동독 지역의 생산성은 최근 7580%에 이르고 있다. 23배에 이르렀던 실업률 역시 최근엔 격차가 점차 줄고 있다.

독일은 이제 미국에 노라고 말할 수 있다.

17일 독일 외교부에서 만난 카르스텐 포이그트 전 독일소비에트프렌드십 그룹 의장은 과거 독일은 미국이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모두 예스만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젠 미국이 올바른 일을 할 때만 예스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카르스텐 전 의장의 말에서 달라진 독일의 위상이 느껴진다. 경제적 성공과 내적 통합을 토대로 몸집을 튼실하게 가꾼 통일 독일은 이제 세계를 향해 웅비하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