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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신고 전국 첫 야자 도입 학력경신 (일)

대구 경신고 전국 첫 야자 도입 학력경신 (일)

Posted August. 04, 201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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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수능 2등급 이내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 10곳 중 9곳은 수성구에 있다. 수성구 최하위 학교가 다른 지역 최상위 학교와 비슷할 정도다. 수성구의 학력을 이끌고 있는 곳은 경신고다. 2등급 이내 학생이 21%에 이르는 이 학교는 대구지역 최고의 진학 명문으로 꼽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 학교는 1979년에 상업계 학교에서 인문계 학교로 전환했다. 이규덕 경신고 교장은 당시 수성구 일대는 집도 거의 없고 흙길이어서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인문계로 갓 전환한 경신고는 교통마저 불편해 기피 학교 중 하나였다.

1980년대 초부터 경신고는 학력경신을 표방하며 대개혁에 착수했다. 전국 최초로 야간자율학습을 시작한 것이 첫 번째였다. 일부 교사는 밤까지 학교에 남아야 한다는 것에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간자습을 하는 반의 성적이 급등하자 점차 전 학급으로 퍼졌다. 이후 야간자습은 인근 학교로 퍼지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경신고는 야간자습에 이어 오전 7시부터 방송교재를 이용한 수업을 도입했다. 다른 학교가 0교시를 할 때 1교시를 했던 것이다. 지금 1교시는 없어졌지만 경신고는 점심시간 전까지 5교시 수업을 하는 독특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오전에 집중력이 좋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교육방침이 이어지면서 경신고는 공부 잘하는 학교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점차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교사들은 진학 노하우가 쌓였다. 경신고를 포함한 수성구의 학교들이 좋은 성적을 내자 다른 지역에 있던 학교들도 수성구로 옮겨왔다. 대륜고, 정화여고 등이 이전했고 이전까지 최고 명문이었던 경북고도 수성구로 왔다. 좋은 학교가 많아지면서 수성구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주요 행정기관이 밀집했다. 집값은 폭등했고 경신고가 있는 범어동 일대는 한 건물에 하나씩 학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학원가로 변모했다.

수성구내 학교 간 경쟁도 더욱 심해졌다. 경신, 대륜 등 사립학교의 강세 속에 공립학교도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구시내 공립교 중 수능 성적이 가장 우수한 대구여고는 최근 진로교육과 더불어 모든 학생의 자료를 인터넷으로 관리하는 e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있다. 진학 방법이 입학사정관제로 바뀌면서 이뤄진 조치다.



남윤서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