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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중서 황사통해 전파 가능성 (일)

Posted April. 13, 201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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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벼락을 맞은 기분입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인생 기로에 선 것 같습니다. 12일 구제역 오염지역인 인천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유재명 씨(37)의 한우농장. 3년 전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한우 사육에 전념하기 위해 낙향한 유 씨가 쓰린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만 내쉬었다.

이날 유 씨가 기르던 한우 176마리가 굴착기, 제독차량 등의 소음 소리를 들으며 모두 도살처분됐다. 소들이 죽음 직전 음매 음매 소리를 토해내자 유 씨는 눈물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한우를 30마리에서 176마리로 늘리고 자동급유기, 분뇨처리장(축분 건조장) 등의 시설투자도 꾸준히 해왔다. 한우 출하를 본격화하려는 시점에 구제역 참변을 당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구제역 발생 지역에서는 주민 이동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었다. 기자는 이날 구제역 첫 발생지인 금월리에 들어가는 동안 세 차례의 방역소독을 거쳐야 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관계자가 방제초소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초소를 지날 때마다 방제요원들이 세차용 고무호스를 이용해 차량에 소독제를 분사했다. 오염지역으로 들어갈 때는 운전자는 반드시 차에서 내려 1인 소독실 부스에 들어가 온몸을 소독하도록 하고 있다.

선원면사무소엔 재난재해현장지휘소가 차려져 행정 공무원과 군경이 상주하고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마스크, 장화, 실장갑을 낀 채 분주히 움직였고, 주민들의 이동과 집회가 금지되니 협조바랍니다라는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걸려 있었다.

고려 팔만대장경이 판각된 사적지인 선원사도 구제역 오염지역에 속해 절에 있는 소 3마리도 도살처분돼야 한다. 이들 소는 혀로 목탁소리를 낸다는 우보살로 언론에 소개돼 부처님 오신 날에 큰 인기를 끌었다. 선원사 성원 스님은 목탁소리를 내 많은 사람으로부터 신성시되는 소가 죽음을 피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화도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하면서 된서리를 맞은 곳도 늘고 있다. 10일부터 25일까지 진달래꽃이 활짝 피는 고려산에서 예술제가 펼쳐질 예정이었지만 전시회, 음악회 등의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박희제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