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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계최강 한국 조선기업들의 숨은 무기는? (일)

Q: 세계최강 한국 조선기업들의 숨은 무기는? (일)

Posted March. 27, 2010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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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현대호텔울산과 경남 거제도에 있는 거제삼성호텔 애드미럴호텔의 공통점은? 조선소 바로 옆에 있고 호텔 주인이 중공업회사라는 점이다. 4, 5성급의 고급 호텔에 묵는 손님들이 옆에 조선소가 있는 것을 꺼릴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조선소를 보여주려고 지은 호텔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 정문 바로 앞에 284실의 5성급 호텔인 현대호텔울산을 운영하고 있다. 조선소 안에 있는 영빈관도 VIP 숙박용으로 쓸 수 있게 지난해 12월 완전히 뜯어고쳤다. 영빈관 위치는 울산조선소 내 돌안산 정상으로 남쪽으로는 대왕암이, 동쪽으로는 동해가, 서쪽으로는 야드가 한눈에 보이는 명당 중 명당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에 새로 지은 영빈관 한옥동 시공에는 중요무형문화재인 신응수 대목장이 도편수로, 무형문화재인 김순기 소목장이 창호공으로 참여할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옥동에서 밤을 보낸 선주가 아침에 동해 일출의 장관이 펼쳐지는 가운데 거대한 우리 야드를 내려다보면 감동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바로 옆에 80실 규모의 거제삼성호텔을 두고 있다. 근처에 마땅한 최고급 숙박시설이 없어 선박 명명식을 앞두고 펼치는 전야제 등 VIP 행사를 치르는 데 애로를 겪다가 아예 회사 정관에 호텔업 등록을 하고 2005년 호텔을 직접 지었다. 실내 수영장과 피트니스 클럽, 사우나, 대연회장 등을 갖췄으며 운영은 신라호텔이 한다. 로비 라운지와 각층 복도에는 현대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고 외국인 선주들이 좋아하는 청자와 백자, 한복을 입은 테디베어 인형 등 기념품도 갖추고 있다.

거제삼성호텔의 시설과 서비스는 선주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드릴십 선사인 스테나사()는 2008년, 2009년 두 차례 임원 및 임원 가족들이 이 호텔을 통째로 빌려 머물렀는데 직원들의 서비스에 감동해 팁으로 4000만 원을 지불했다는 후문이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자회사인 웰리브를 통해 옥포조선소 옆에 129실 규모의 4성급 애드미럴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골프연습장과 3홀 골프장, 제과점, 헬스클럽, 테니스장 등의 부대시설이 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고향인 거제도를 찾았을 때 주로 이곳에서 묵었다고 한다. 따로 호텔을 보유하지 않은 STX조선해양은 선주들이 방문할 때 부산 롯데호텔 등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야드 옆 호텔은 한국 조선업체들의 철저한 서비스 정신이 빚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최상류층 생활을 하는 외국인 선주와 선사 관계자들이 조선소를 방문할 때 극진하게 영접하려다 보니 아예 조선소 옆에 호텔을 짓게 됐다는 것. 주요 고객들이 조선소 현장을 방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체류 기간에 더욱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장강명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