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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FTA 비준 더는 때 놓치지 말라

Posted November. 10, 20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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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2007년 6월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2년 이상 묵혀오다가 의회 비준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은 6일 미국 정부는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미 FTA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관리들이 한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이 미흡하다고 압박해온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진전이다. 우리 정부도 18,19일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FTA에 관해 진전된 언급을 하도록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처럼 협정문이 양국에 유익하게 만들어졌어도 발효가 안 되면 소용없다. 수출시장을 서로 키워주고 전략적 동맹관계를 더 단단하게 할 기회를 만들고도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은 두 나라의 불행이다. 그동안 양국이 새 정부 출범과 경제위기 등으로 바빴다고 해도 의회 처리를 계속 늦춘다면 FTA 실행 의지를 의심받게 돼 있다. 그러고도 미국이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무역 확대를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지 기반인 노조를 의식해 자유무역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9월엔 중국산 저가 타이어 수입을 막겠다며 관세를 4%에서 35%로 올려 보호무역 색깔을 드러냈다. 미국의 자유무역주의 정책 기조가 의심받지 않도록 하려면 1219일 아시아 순방 길에 이를 증명해보일 필요가 있다.

미 언론은 한국과 유럽연합(EU)이 10월 15일 FTA에 가서명하자 미국이 햄릿처럼 행동할 때 세계는 앞으로 나가고 있다며 우물쭈물하는 오바마 정부를 질타했다. 미 정부 조사 결과 한미 FTA 이해당사자 가운데 자동차업체 등 일부를 제외한 92%가 협정을 지지했다. 미 하원의원 88명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의회의 한미 FTA 검토를 위한 준비를 하라고 촉구했다. 의회 처리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우리 국회도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본회의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내년 1월의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78월 중의 한-EU FTA와 함께 한미 FTA도 내년에는 발효되도록 해야 한다. 한미 FTA는 체결 때까지는 중국 일본의 부러움을 샀지만 국회에 계속 붙잡혀 있으면 경쟁국은 박수를 치며 좋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