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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통합의 씨앗을 심고

Posted August. 24, 200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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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23일 영결식과 안장식을 끝으로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광장에서 국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 등 11개국의 조문사절단, 유족인 이희호 여사와 세 아들인 홍일, 홍업, 홍걸 씨 등 사상 최대 규모인 2만40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영결식은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의 조사, 종교의식, 헌화 등으로 순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와 김대중평화센터, 서울광장과 서울역을 거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했다. 이희호 여사는 서울광장에서 잠시 차에서 내려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의 정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김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방한한 해외 11개국 조문사절단을 잇따라 접견하면서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산업화과정에서도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앞당기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신 분이라며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 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안장식이 끝난 뒤에도 시민들은 서울광장과 대표 분향소가 설치된 여의도 국회 부근에서 밤늦도록 고인을 추모했다. 하지만 반정부 집회는 없었다. 다만 김 전 대통령 장례를 국장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만큼 향후 전직 대통령 등에 대한 국장, 국민장 등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장장의위원회는 18일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날 낮 12시까지 국회 대표 분향소 2만명을 비롯해 전국 182곳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60만4000여명이 조문했다고 추산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6일간의 국장 기간 내내 남북 및 동서간 화해와 용서, 통합이 시도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역, 이념, 계층, 정파의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는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정치권 내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가 미디어관계법 강행 처리 이후 냉각된 여야관계를 해동시킬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조건없는 등원론을 강조하며 국회 내에서 정치, 민생 문제를 협의하자고 민주당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투쟁을 벌여왔던 민주당은 내부 의견수렴을 통해 원내외 병행투쟁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