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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버릇 보면 질병이 보인다

Posted March. 12, 200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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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서 다리를 막 차면 렘수면 행동장애 가능성

잠을 자고 일어나면 유난히 이부자리가 헝클어져 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잠을 자면서 옆 사람을 발로 자꾸 차기 때문에 혼자 자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잠을 자면서 다리를 차는 주기성 사지운동증의 전형적은 증상이다.

주기성 사지운동증은 문자 그대로 주기적으로 사지, 특히 다리를 움직이는 병이다.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시스템 균형이 깨지면 이런 증세를 보인다. 이런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심하게 차다가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리를 찬 기억도 없고 왜 잠에서 깨어 났는지를 알지 못 한다. 깊이 잠들지 못하기 때문에 낮엔 졸리고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주로 나이 든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많이 생기며 유전적인 요소가 있다면 30대에도 나타난다. 약물이나 걷기 운동과 같은 행동요법으로 치료 가능한 증상이다.

잠을 자면서 자신도 모르게 팔다리를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옆 사람을 때리거나 차는 사람은 렘수면 행동장애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꿈속에 나타나는 행동을 현실에서 그대로 따라하는 증상이다. 꿈을 꾸는 시기인 렘 기간에 보통 사람은 근육이 마비되지만 이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의 근육은 살아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조용원 교수는 렘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은 치매나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57배나 높다면서 주로 50대 이후에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증상으로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엔 종아리 찜질 도움

잠자면서 옆 사람에게 다리를 올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잠버릇을 가진 사람은 쿠션을 다리 사이에 끼우면 편안하게 자는 경우가 많다.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하지불안증후군이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 전류가 흐르는 듯한 느낌 옥죄거나 잡아당기는 느낌이 있거나 다리를 안전부절못한다. 대개 50대 이후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유전성이 있으면 가족 모두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역시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더운 물이나 수건으로 종아리를 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린이 수면장애 15세 넘으면 사라져

어린이가 갑자기 잠에서 깨 두리번거린다면 꿈을 꾸지 않는 수면인 노렘 수면장애다. 아이의 뇌신경 발달이 덜돼서 일어나는 증상으로 신경이 성숙하면 대개 좋아지며 15세 이후엔 거의 사라진다. 고함을 지르거나 대화하듯이 잠꼬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몽유병과 같은 증상을 보여 잠에게 깨 걸어 다니기도 한다.

조 교수는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잠을 못자면 더 설치기도 하는 증세를 보인다면서 부모가 아이에게 잠을 제때 안 재우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하면 증세가 더욱 심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를 나무라지 말고 다시 잠에 들 수 있도록 다독거려 줘야 한다.

바로 눕는 게 불편하면 허리디스크 의심

옆으로 누워야 편안한 사람은 허리를 생각해서라도 하루 빨리 바르게 자는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일 똑바로 누울 때 허리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척추측만증이나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부천 연세사랑정형외과 고용곤 원장은 똑바로 누웠을 때 허리 통증이 있다가도 무릎을 오므리거나 무릎 밑에 베게를 받쳤을 때 통증이 없어지면 허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옆으로 누워 잘 때 코를 심하게 골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똑바로 자면 혀가 뒤로 떨어지면서 기도를 좁히게 돼 코를 골게 되는데 옆으로 누우면 혀가 기도를 덜 막아 증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을지병원 신 교수는 특히 낮에 유난히 피곤하고 졸립다고 느끼면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장질환 뇌중풍 위험을 유발하므로 수면클리닉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