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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우울증

Posted December. 19, 200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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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인구 10명 중 한두 명이 걸리는 정신적 질환이다. 감기처럼 쉽게 걸릴 수 있다고 해서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심장질환, 교통사고에 이어 우울증을 인류를 괴롭히는 3대 질환으로 꼽고 있으며, 2020년까지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을 둘러싼 환경과 인간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소외감과 스트레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우울증 환자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우울증의 증세는 어떤 것일까. 일상 활동에서 흥미나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 수면장애가 있어 밤에 자주 뒤척인다, 이유 없이 초조해져 안절부절못한다, 자주 피곤하거나 기운이 없다, 자신이 가치 없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집중이 잘 안 된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잦다. 이 중 3, 4개 증상이 복합적으로 지속되면 서둘러 치료를 받으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한때 우울증을 앓기도 했던 미국 소설가 앤드루 솔로몬은 상실()을 우울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한낮의 우울(2004)이란 책에서 부모 배우자 등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이나 사회적 역할, 재산, 명예, 자아관념 등 자신을 지켜 주던 버팀목을 잃어버렸을 때 우울증이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울증에 빠지면 제일 먼저 사라지는 것은 희망이라며 우울증은 사랑에 대한 신념이나 유머 감각도 앗아가고 인간에게 빈껍데기만 남긴다고 했다. 우울증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알코올의존증 심장질환 등으로 이어져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줄기세포 파동과 관련해 한국이 국가적 우울(national depression)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국민, 특히 난치병 환자에게 희망을 심어 주었던 황우석 서울대 교수 연구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한국인이 겪고 있는 상실감과 공황 상태를 그렇게 표현한 듯하다. 국가적 우울 상황이 맞는다면 빠르고 확실한 치유 방안도 나라 안에서, 온 국민의 힘으로 찾을 수밖에 없다.

송 영 언 논설위원 young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