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무역규모 5000억달러 시대

Posted November. 24, 2005 08:34,   

日本語

한국의 무역규모가 5000억 달러(약 500조 원) 시대를 맞았다.

1988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선 지 17년, 지난해 4000억 달러를 돌파한 지 1년 만이다.

지난해 세계 12위였던 무역규모 순위도 올해에는 홍콩을 제치고 11위에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23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2일까지 한국의 누적 수출액은 2505억 달러, 수입은 2307억 달러로 무역규모는 4812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추세라면 다음 달 초 무역규모가 5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연말까지는 54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산자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38개국의 총무역규모(5136억 달러) 및 아프리카 53개국의 전체 무역액(4435억 달러)보다 많다.

한국의 무역규모는 1967년 10억 달러를 넘어선 후 1974년 100억 달러, 2000년 3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이런 속도라면 1, 2년 내 교역 순위 세계 1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역순위 9, 10위인 캐나다와 벨기에의 무역규모는 각각 6150억 달러와 5940억 달러로 한국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대외 무역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최근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요 산업들의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수출 확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생산성 향상이 수출에 기여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19911997년) 34%에 머물렀으나 외환위기 이후(19982004년)에는 49%로 15%포인트 늘었다. 주요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얘기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입 단가가 높아져 수입액도 많이 증가했다. 특히 두바이유는 지난해 배럴당 33.74달러에서 올해 49.20달러로 50% 가까이 오르면서 각종 수입제품의 단가를 올려놓았다.

산자부 이재훈() 무역투자실장은 전체 수입에서 수출용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르기 때문에 수입 증가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면서 교역규모 5000억 달러 돌파는 한국이 선진 통상국가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위 5개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산업구조가 편중돼 있으며 내수시장이 침체한 채 수출만으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현실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