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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하나 최근 대북교류 남측 창구로 급부상

겨레하나 최근 대북교류 남측 창구로 급부상

Posted November. 01, 20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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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겨레 하나되기 운동본부(겨레하나)가 최근 북한이 주도하는 남북교류의 대남() 창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단체는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며 반미() 활동을 벌이고 있는 615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통일연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통일연대는 최근 유럽연합(EU)의 대북 인권 결의안 초안에 대한 성명을 내고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결여된 악의적인 정치 비방 문서라고 비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대북 교류 및 지원을 하는 민간단체 사이에선 순수하게 진행돼야 할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 및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 활동이 이념문제로 혼선을 빚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겨레하나의 급부상=겨레하나는 지난해 2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 다수의 진보성향 단체 관계자가 모여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다.

겨레하나는 9월 26일부터 한 달 동안 16차례에 걸쳐 남측에서 3847명을 모아 평양으로 보냈다. 이들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60주년(10월 10일)을 기념해 평양에서 공연하고 있는 집단체조극 아리랑을 관람하고 평양 만경대의 김일성() 주석 생가 등을 참관했다.

3847명은 이번에 남측에서 방북해 아리랑을 관람한 총인원 7203명의 절반을 넘는 규모. 단일 단체가 모집한 방북 인원으로는 최대 규모다. 남측의 아리랑 관람 방북은 10월 말 마무리됐다.

겨레하나 관계자들은 9월 말부터 평양 양각도호텔에 상주하면서 남북 직통 전화선을 개설해 방북단의 남북한 왕래 일정을 조정했다. 북측이 특정 단체의 사업을 위해 전화선 개설을 허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측은 지난달 6일 이 전화선으로 남측 민간 대표단의 노동당 창건 기념일 행사 초청을 취소한다는 의사를 남측에 전달했다. 민간 대표단의 기념일 행사 참석은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 남측 준비위원회(615공준위)가 추진했음에도 북측은 겨레하나를 의사 전달 창구로 활용했다. 이에 615공준위 측은 북측에 경위 설명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교류 단체에서 활동하는 한 간부는 통일연대도 615공준위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통일연대와 겨레하나의 관계를 잘 아는 북측이 겨레하나의 전화선을 이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북 교류 단체 사이에선 정부도 겨레하나 측에 호의적이라는 말이 나돈다. 겨레하나 상임대표인 최병모() 변호사는 여권 핵심 인사들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두 단체의 관계=정부에서 대북 업무를 총괄했던 한 인사는 겨레하나는 사실상 통일연대가 운영하는 단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인적 구성도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통일연대 한상렬 상임대표자회의 의장이 겨레하나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통일연대 한충목 상임집행위원장과 김이경 전 사무처장이 각각 겨레하나를 실무적으로 움직이는 운영위원장과 사무총장이다.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