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피니언] 사이버 전장

Posted September. 08, 2005 07:28,   

日本語

1991년 걸프전에서는 40일간 전투에서 미군 269명이 사망했다. 2003년 이라크전쟁 때는 개전 후 4개월 반 동안 미군 사망자 수가 240여 명이었다(국가정보원 자료). 이 중 상당수는 오폭()이나 사고로 숨졌으니까 실제 교전()으로 사망한 미군은 더 적었다고 한다. 교전 상대였던 이라크가 두 전쟁에서 각각 10만 명, 40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미군이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라크군보다 앞선 무기 체계가 첫 번째 이유겠지만, 첨단 장비를 이용한 현지 적응 훈련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걸프전 때 미국은 캘리포니아의 국가훈련센터(NTC)에서 참전 대상 부대를 최종 점검했다. 이라크와 흡사한 사막 지형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불합격한 부대는 파병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켰다. 이로 인해 걸프전에 투입된 병사들 사이에선 NTC에서 맞싸웠던 가상 대항군()보다 이라크군을 상대하기가 훨씬 쉬웠다는 증언이 속출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이라크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강원 홍천군에 과학화전투훈련장(KCTC)이 문을 열었다. 육군이 미 NTC를 벤치마킹해 5년 만에 완성시킨 작품이다. 이곳에서 장병들은 레이저 발사기 및 감지기를 착용한 채 가상전투에 투입되고, 전투 현장의 세세한 상황은 중앙통제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전달돼 평가가 이뤄진다. KCTC 개장으로 우리 군은 실전과 똑같은 훈련이 가능해진 한편 훈련 예산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모의 실전 훈련은 지금까지 도상(), 기동()훈련이 위주였던 우리 군의 안보역량을 크게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앞으로 보완해 갈 점도 많다. 미래의 전쟁 추세에 맞춰 공지() 합동훈련까지 가능하도록 훈련장 규모 및 운영 소프트웨어를 보완하고, 상주 대항군의 수준을 높여 나가는 일 등이 그것이다. 그것이 혈세를 내 훈련장을 만들어 준 국민에 보답하는 군의 자세일 것이다.

송 문 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