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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부 후반 정무형 측근 전면에

Posted August. 26, 200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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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로 임기 반환점을 돈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자신을 보좌할 비서실의 책임자로 이병완()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

이 신임 비서실장은 한국일보 경제부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국정홍보조사비서관을 거쳐 현 정부 출범 후 대통령 기획조정정무기획비서관과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2월 건강상의 이유로 청와대를 떠난 뒤 6개월 만에 돌아왔다.

관리형에서 정무형으로=이 신임 실장은 전임 김우식() 실장과는 역할이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비서실장의 정무 역할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대학 총장 출신인 전임 김 실장이 보수층과 현 정부를 잇는 가교 역에 충실한 실무 관리형이었다면 이 실장은 정무적 감각이 돋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실장은) 정치권과 언론계 등 각 분야에 폭넓은 경험과 관계를 갖고 있어 민심과 여론을 합리적으로 수렴하고 탁월한 기획력과 판단력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이 언론사 경제부장 출신이긴 하지만 정치 경력은 거의 정무 쪽이다.

2002년 대선 과정에서 이 실장은 당 정책위 상임부의장으로서 행정수도 이전 등 굵직한 정책공약을 입안하며 노 대통령을 지원했다. 당시 노 후보와 정몽준() 씨와의 후보단일화에도 이 실장의 판단이 적잖게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노 대통령이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직을 폐지했지만 이 실장은 소리 없이 정무적 사안을 챙겨왔다. 친정체제 강화?=이번 인사로 대통령비서실은 노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의 친정()체제로 재편됐다. 이 실장과 김병준() 정책실장,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이호철() 국정상황실장 등이 주축이다.

힘이 분산돼 있다는 점에서 이 실장이 청와대 내에서 강력한 리더십보다는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새 비서실장 기용은 비서실장-수석비서관 공동책임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다극 체제로 인해 이 실장이 제대로 비서실 업무를 총괄 지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편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이번 인사에 대해 측근들을 이 자리, 저 자리에 계속 기용하는 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이 실장이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홍보수석을 지내면서 과연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도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