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인터넷선 다수결이 정답

Posted August. 13, 2005 03:07,   

日本語

옳고 그름의 기준이 바뀐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세상에는 미리 정해진 정답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런 믿음이 인터넷 때문에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많은 사람의 생각을 모아 정답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구글 번역은 권위 있는 외국어 전문가들이 만든 번역기보다 효용성이 높다. 미리 번역 방식이 입력된 번역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글은 지금까지 이루어진 수많은 번역을 조회해 빈도가 가장 높은 경우를 올바른 번역으로 채택한다. 유엔회의록 원본과 번역본을 사용해 통계를 내면 모든 언어를 다 번역할 수 있다. 표본이 많을수록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

한국의 인터넷 기업 NHN의 네이버 지식검색은 모르는 게 있으면 네이버에 물어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 서비스는 누리꾼(네티즌)이 질문을 하면 다른 누리꾼이 답을 올려 가장 그럴싸한 정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답이 틀리면 다른 누리꾼이 지적해 좀 더 나은 답으로 고쳐지고 여기에 다른 의견이 덧붙여져 더 나은 답으로 변해간다.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신뢰성은 높아진다.

정답은 다수결에 따른다?

다수결의 원칙이 늘 옳은 건 아니다. 다수결을 무조건 적용하다보면 진리가 왜곡되거나 옳은 소수 의견이 묵살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터넷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해 준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구성원이 적은 집단에서는 틀린 지식이 확산될 수 있지만 수백만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오류를 지적하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나므로 올바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글루스를 만든 온켓의 허진영() 이사는 인터넷에서는 다수의 의견이 모여 지배적인 의견이 되지만 소수의 의견도 공존한다며 소수 의견이 기록으로 살아남아 동의를 늘려가면서 다양성이 보장되는 게 인터넷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여전히 반론도 가능하다. 표본이 많을수록 다수의 의견이 진실에 가까워질 가능성은 높지만 과연 모든 진실이 꼭 다수에 있는 것인지, 한발 더 나아가면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진실이 과연 있는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논란이 남기 때문이다.



김상훈 김두영 sanhkim@donga.com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