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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패한 이정우, 그 다음은?

Posted July. 21, 2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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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경제의 설계사 이정우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이 물러난다고 한다. 청와대는 어제 이 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된 데다 소임()을 다했다며 문책성 경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12개 대통령직속 국정과제 자문위원회를 이끌며 내각 위에서 주요정책 결정을 주도했던 그의 퇴진은 문책 경질이라야 맞다. 참담한 경제성적표 때문이다.

분배론자인 그는 2년 반 동안 줄곧 좌파 정책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중()과세로 부동산을 잡겠다던 2003년 10.29 대책과 이를 덧칠한 20여 차례의 관련정책이 대표적이다. 그의 가장 큰 실패는 학자적 소신과 정책의 책임을 구별하지 못한 데 있다고 우리는 본다. 경제의 절반이 심리()라면 분배정의()를 역설하며 좌회전 깜빡이를 계속 켠 것만으로도 그는 기업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킨 죄를 면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이 위원장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국정운용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위원장의 몫까지 상당부분 떠맡게 된 김병준 정책실장의 상황인식은 혹시나 하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 김 실장은 어제 청와대 브리핑에 기고한 글에서 일부 거대언론이 정부와 국민 사이에 형상을 왜곡시키는 커다란 유리벽을 만들고 있다며 참여정부와 대통령의 모습이 비정상적으로 뒤틀리고 머리에는 뿔까지 난 모습으로 비친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연정론()은 경제실정() 피해가기라고 비판한 것 등에 대한 반박이다.

결국 우리는 노 대통령의 상황인식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은 올들어 경제 다걸기(올인)를 강조하면서도 현재의 인재풀과 정책 틀로는 난국을 타개할 수 없다는 전문가 등의 지적을 계속 외면했다. 본란에서 이미 밝힌 것처럼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는 작금의 총체적 난국탈출은 어려워 보인다. 지금이라도 이 위원장의 사퇴를 인사쇄신과 정책전환의 계기로 삼아 국정쇄신에 나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