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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스타와 돈

Posted June. 30, 200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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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영화 친구 속에 나온 말이다. 네이버가 뽑은 한국영화 최고의 명대사 2위일 만큼, 한국인의 기()와 정서를 건드린 대사이기도 하다. 영화가 대박 조짐을 보이던 4년 전 곽경택 감독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연출료 3500만 원, 시나리오료 1500만 원을 받는다고 했다. 그거 받고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짐짓 물었더니 곽 감독은 화장실 가기 전과 후가 달라선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영화 하고 싶어 죽겠을 때 선뜻 받아준 제작자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나를 포함해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이 초심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래지 않아 초심은 일제히 도망간 것으로 판명됐다. 친구는 2002년 한국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됐으나 그 사이 배우 제작사 감독 사이에 맞고소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결국 소송을 취하하고 화해했다지만 한번 떨어진 이미지는 회복이 쉽지 않다. 특히 돈이 얽히면 치사한 추문으로 남기 쉽다.

충무로에 활극 시리즈가 한창이다. 영화 공공의 적을 만든 강우석 감독이 먼저 총을 뽑았다. 배우들이 너무 돈을 밝혀 영화를 만들 수 없다는 거다. 이어 영화제작자들이 연합군 회견에서 스타를 앞세워 지분을 요구하는 일부 연예기획사를 비난했다. 정치인도 강호결투가 아닌 휴먼드라마로 결론이 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거들었다. 배우 최민식 송강호 씨는 이미지에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며 강 감독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한류()우드가 뿌리를 내리려는 마당에 총기난사라니, 극적 반전()치고는 잔인하다.

안성기 씨는 한 신문 인터뷰에서 국민배우다운 말을 했다. 40여 년 연기하며 얼마 이상 달라거나 개런티가 적다고 하지 않았다고 했다. 자존심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열심히 연기하고 영화를 사랑하면 돈도 따라온다는 게 자신이 믿는 진리란다. 아무튼 스타와 배우를 가려가며 좋은 작품을 만드는 건 영화인들의 몫이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