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북압박 대열 합류

한국과 중국 일본은 6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일본 교토()에서 연쇄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 및 북한의 회담 복귀를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이날 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태도 변화가 감지돼 주목된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오전 회담에서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 행동을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스스로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준우() 외교부 아태국장은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양국 외교장관은 6자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면서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고립 심화를 경고하면서 6자회담 복귀를 강조한 것은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 미국 등으로부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도 북한 측 입장을 배려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따라서 중국의 이번 언급은 북한이 뚜렷한 이유 없이 6자회담에 끝내 응하지 않고 위기를 고조시킬 경우 중국으로서도 더 이상 북한을 감싸거나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다는 메시지를 북한 쪽에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외교장관은 또 최근 북-미 간의 상호 비방이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그와 같은 일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현 상황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 과정에 중대 국면이라는 반 장관의 인식을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이 공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가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0일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도 북핵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있음을 보여준다.

반 장관은 6일 오후에는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한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북한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회담에서 6자회담에 진전이 없을 경우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야 하며 예를 들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문제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반 장관은 이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7일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 방안과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종구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