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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분쟁 예상보다 심각 중재 고려

Posted April. 13, 200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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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우경화, 군국주의 바람이 우려스럽다.(한국 정부 당국자)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다. 그런 방향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런 시각은 중국의 편집증적 망상(paranoia)이다. 한국이 너무 중국 시각에서 일본을 보는 것 아니냐.(미 국무부 관계자)

3월 하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한 때 한국 정부 당국자와 미 국무부 관계자가 나눈 대화 내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라이스 장관에게 한일관계사를 강의했다는 바로 그 때다.

그러나 독도와 역사 왜곡교과서를 둘러싼 한일관계가 점차 외교 대전의 양상을 띠면서 한미일 3각 공조의 와해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워싱턴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당혹스런 워싱턴=미국의 한 외교관은 최근 사석에서 라이스 장관이 지난달 아시아를 순방할 때만 해도 우리는 독도 갈등과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를 연관시켜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7일 미 국무부의 한반도 데스크(담당자)들이 워싱턴의 싱크탱크 및 한반도 전문가들과 비공식모임을 가진 것도 미국의 상황인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모임에서는 미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영토 분쟁에 관한 한) 한일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것이라고 의견이 정리됐다는 후문이다.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는 그렇다면 미국이 일본을 지지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무부가 그런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고개 드는 미국 중재론=래리 워츨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소장은 미국이 양국 지도자에게 외교적 해결을 권유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츨 소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한일 양국과 각각 맺고 있는 동맹의 형식을 한미일 3각동맹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예 동맹체제 개편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아인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미국이 상당한 정치적 자원을 투자할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렌 롬버그 스팀슨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감정적이고 민족주의적인 반응이 그 어떤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중재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보 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워싱턴의 한반도 관계자들은 독도 문제와 일본의 안보리 진출을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했다.

최근 미 국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사석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전쟁 범죄를 미화하는 모습에 역겨움마저 느꼈다. 그러나 일본의 안보리 진출을 돕는 것은 미국의 국익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라크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방주의라는 비난과 함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집요한 견제를 받은 조지 W 부시 행정부로서는 일본의 안보리 진출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정안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