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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우릴 노리고 있다

Posted December. 13, 200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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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을 추진 중인 대우건설과 쌍용건설도 투기자본에 의한 M&A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건설산업연구원 백성준 부연구위원은 건설업체는 공장도 없고 장비도 직접 보유하지 않으므로 인수자의 속내에 따라 껍데기만 남을 수도 있다며 신중한 매각을 권했다.

남광토건 사례 재발 우려=남광토건은 회생한 기업이 새 주인 탓에 다시 위기에 몰린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작년 7월 골든에셋플래닝에 인수됐다. 이희헌 골든에셋플래닝 사장은 남광토건을 438억 원에 인수키로 하고 계약금 40억 원을 치렀다. 잔금의 대부분은 남광토건 예금으로 300억 원어치 양도성예금증서(CD)를 사서 은행에 맡긴 뒤 이를 담보로 대출받아 치렀다.

인수할 회사의 돈으로 해당 기업을 인수한 셈이다.

이 사장은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됐고 회사는 다시 M&A시장에 나왔다. 주가가 급락한 틈을 타 코스닥기업인 알덱스가 최근 남광토건의 대주주 위치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남광토건은 570억 원의 손실이 생겼고 수주 상황도 나빠졌다.

대우쌍용건설, 종업원지주회사도 검토=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대우건설 채권단은 지난달 삼성증권 컨소시엄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 쌍용건설도 자산관리공사에 의해 매각이 추진 중이다.

인수할 업체는 불확실하지만 외국자본이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투기자본이 아니라 경영 의지가 있고 건설업에 애착이 있는 곳에 매각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인수 결과를 걱정한 대우건설과 쌍용건설 임직원들은 종업원지주회사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조합원의 퇴직금으로 자산관리공사 보유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채권금융기관이 보유한 주식의 50%를 우선 매수할 권리를 갖고 있다. 이 회사 우리사주조합도 주식 인수자금의 조달 방식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때 건설업 특성 고려해야=건설 전문가들은 건설업체의 매각 때 수주산업이라는 업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은 하나의 제품(토목, 건축물 등)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제품의 가격도 수백억, 수천억 원에 이른다. 인수자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공사를 맡지 못하고 이는 경영위기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인수자격을 심사할 때 자금조달 방식, 사업전략, 장기계획, 건설 경력 등을 다양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은우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