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스페인 상원 도서관이 보유 중인 ‘조선왕국전도’를 보고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한일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독도가 한국의 고유 영토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상·하원 합동연설 직후 스페인 상원 도서관을 찾아 조선왕국전도를 본 뒤 “아주 소중한 자료를 보여줘서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일본은 최근 도쿄 올림픽 지도와 자위대 홍보 영상에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기했다. 특히 15일부터 시작된 우리 군의 독도방어훈련인 ‘동해영토수호훈련’을 이유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한일 약식 회담까지 취소하는 등 독도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조선왕국전도는 18세기 프랑스 지리학자이자 지도 제작자인 장밥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발간한 ‘신중국지도첩’에 포함된 지도다. 서양인이 만든 조선지도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지도로 알려져 있다. 당시 중국의 실측지도인 ‘황여전람도’를 참고해 제작된 이 지도에는 독도와 울릉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돼 있다. 독도를 칭하는 우산도(于山島)를 유사한 한자인 ‘천산도(千山島)’로 혼동해 표기되면서 독도의 지명은 천산도의 중국어 발음인 ‘챤찬타오(TchianChanTao)’로 표기돼 있다. 앙헬 곤살레스 도서관장이 지도를 보여주며 “1730년대 대한민국 한반도의 지도인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와 닿는 기록이 아닐까 싶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 꼼꼼히 지도를 살피기도 했다.
한편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1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G7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약식 회담을 취소했다는 보도 등에 대해 “일본이 국내 정치요소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엉뚱한 소리를 하고 약간 폄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불쾌하다”며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