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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가 그린 조선전도에 ‘동해’ 있었다

김대건 신부가 그린 조선전도에 ‘동해’ 있었다

Posted October. 21, 2020 08:30,   

Updated October. 21, 20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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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한반도 지도에 라틴어로 ‘동해’를 명기한 김대건 신부(1821∼1846)의 ‘조선전도’ 사본이 추가로 공개됐다. 미국 해군에서 당시 조선의 지리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한 지도다. ‘19세기부터 ‘일본해’ 표현이 국제적으로 정착됐다’는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20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소장한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 사본을 국내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도 이름은 프랑스어로 ‘Carte de la Cor¨ee’, 우리말로 ‘한국 지도’라는 의미다. 김 신부가 1840년대에 포교를 위해 그려서 해외로 보낸 여러 장의 한국 지도를 통틀어 ‘조선전도’라고 부른다.

 이번에 공개된 조선전도는 1868년 3월 미 해군 J R 펠란 장교가 김 신부의 지도를 모사한 것으로, 원작자가 ‘김대건 신부’라고 명기돼 있다. 미국 정부는 1866년 조선인들이 미국 상선을 불태운 제너럴셔먼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해군을 파견했다. 이 지도는 미 해군의 항해를 위한 지리 정보 파악을 위해 사용됐다. 김 연구위원은 “지도 원본은 김 신부가 포교를 위해 1845년 작성해 마카오의 천주교 파리외방전교회 지부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의 지리에 대한 정보가 없던 미 해군에서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조선전도에는 동해라는 뜻의 라틴어 ‘MARE ORIENTALE’와 독도가 표기돼 있다는 점에서 김 신부가 작성한 다른 지도들과 다르다. 앞서 공개된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BnF)에 소장된 김 신부의 또 다른 조선전도에는 울릉도 동쪽에 독도의 옛 지명인 우산도를 로마자로 ‘Ousan’이라고 표기했으나 동해라는 표기는 따로 없었다.

 김 연구위원은 BnF에서 라틴어로 ‘동해’ 표기가 된 또 다른 조선전도도 발견했다. 역시 김 신부가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위원은 “작자 미상의 라틴어 지도지만 지명 일부에 한글 표시가 있고, 김 신부의 다른 지도와 하천, 해안선 등이 대부분 일치한다”며 “미국 프랑스에서 사용한 지도에 ‘동해’가 명기됐다는 것은 19세기부터 ‘일본해’ 표현이 정착됐다는 일본의 주장을 반박할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동북아역사재단이 독도의 날(25일)을 맞아 22일 여는 ‘독도 주권 연구의 역사·지리적 성과와 과제’ 포럼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최고야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