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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 언급 않고 “전쟁억제력 강화”

김정은, 핵 언급 않고 “전쟁억제력 강화”

Posted July. 20, 2020 08:30,   

Updated July. 20, 20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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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만에 공개 행보를 갖고 ‘전쟁억제력’ 강화 방침을 재천명했다. 핵 언급을 자제하며 수위 조절에 나섰지만 지속적으로 핵 무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1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 확대회의와 비공개회의를 잇따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선반도 주변에 조성된 군사정세와 잠재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 부대들의 전략적 임무와 작전동원태세를 점검하고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기 위한 핵심 문제들을 토의하는 비공개회의가 있었다”며 “회의에선 핵심적인 중요 군수생산계획 지표들을 심의하고 승인했다”고 전했다.

 올 들어 당 중앙군사위가 열린 것은 제7기 4차 확대회의(5월 24일), 제7기 5차 예비회의(6월 23일)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4차 확대회의 당시 김 위원장은 ‘핵전쟁억제력’을 직접 언급했지만 이번 회의에선 ‘전쟁억제력’이라고 표현했다. 또 북한이 비공개회의의 안건과 회의 결과를 공개한 것도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염두에 두고 수위를 낮춘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암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 감축설이 제기되는 만큼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4일 담화에서 밝힌 ‘미국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계산표’를 구체화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회의에서 승인된 중요 군수생산계획 지표에는 핵탄두와 중장거리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생산목표 등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난으로 어려운 국면에서 한미연합훈련 등 적대적 행동을 중단하라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비공개회의에는 김 위원장과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박정천 군 총참모장, 김수길 총정치국장 등 핵심 간부 15명만 참석했다. 국가계획 전반을 총괄하는 오수용 당 부위원장도 5월 4차 확대회의에 이어 이번 비공개회의도 참석해 무기 개발이나 생산 지원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비공개회의 전에 열린 5차 확대회의에선 주요 군 간부의 해임과 임명이 다뤄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권오혁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