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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道작업중 4명 추락사…또 하청 근로자

고속道작업중 4명 추락사…또 하청 근로자

Posted May. 21, 2018 08:50,   

Updated May. 21, 20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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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 4명이 숨진 충남 예산군 대전∼당진고속도로의 ‘점검용 계단’ 추락 사고는 부실시공이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장 점검 결과 계단을 고정하는 ‘앵커볼트’ 일부의 길이가 다르고 매립 부분에서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사고는 19일 오전 8시 47분경 예산군 신양면 대전∼당진고속도로 당진 기점 40km 지점인 차동1교에서 발생했다. 교량 하부 3번 교각에서 작업 중이던 A 씨(52) 등 근로자 4명이 계단을 내려가다가 30m가량 아래로 떨어졌다. 지나던 농민이 현장을 발견했고 119구급대원이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이들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유지보수 하청을 받은 공사업체 소속이다.

 사고는 교량에 고정된 계단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했다. 계단은 근로자들이 보수나 점검 작업을 할 때 이동하는 통로다. 스테인리스 및 알루미늄 재질로 지난해 12월 1∼9번 교각마다 1개씩 설치됐다. 현장에서는 90kg가량의 발전기가 발견됐다. 근로자들이 용접작업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담당업체가 보고한 작업 일정에 19일은 없었다. 이날 어떤 작업을, 왜 하려고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장에 작업을 감독하는 관리자 등 다른 사람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교량과 계단을 연결하는 앵커볼트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추락한 계단을 고정하는 앵커볼트 8개는 모두 빠진 상태로 발견됐다. 또 일부 앵커볼트의 길이가 짧은 상태였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 관계자는 20일 “현장 점검 과정에서 앵커볼트 매립 부분에 이상이 있는 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락한 계단이 어느 정도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는지 조사 중이다. 또 해당 작업을 실시할 때 관리감독자가 필요한지,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지보수 공사를 발주한 도로공사를 상대로 매뉴얼 준수 여부를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정밀감식을 실시한다. 해당 교량 본체는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돼 차량 운행이 가능하다.


지명훈 mhjee@donga.com · 주애진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