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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가상 독일전’ 폴란드에 2-3 무릎

신태용호, ‘가상 독일전’ 폴란드에 2-3 무릎

Posted March. 29, 2018 08:17,   

Updated March. 29, 20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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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 준비로는 월드컵에서 창피당할 수 있다.”

 손흥민(26·토트넘)은 28일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3으로 패한 뒤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각성을 주문했다. 한국은 24일 북아일랜드(1-2패)에 이어 이날도 수비에 허점을 보이며 무너졌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만나는 상대는 다 우리보다 강팀이다. 이렇게 쉽게 골을 먹으면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 ‘신태용호’의 아킬레스건이다. 손흥민 얘기대로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만나는 스웨덴(19위)과 멕시코(17위), 독일(1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59위)보다 훨씬 앞서 있다. 볼은 둥글다고 하지만 한국이 한 수 아래라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그만큼 이번 평가전은 ‘해답’ 찾기에 절호의 기회였다.

 신태용 감독은 최정상급 공격수를 막아낼 최적의 수비 조합을 찾겠다며 K리그1 전북 수비수를 5명(김민재 홍정호 이용 최철순 김진수)이나 선발했지만 제대로 실험조차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대표팀이 한때 수비라인을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로 채웠듯 신 감독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전북 수비진으로 짤 듯 보였다. 하지만 신 감독은 장현수(FC 도쿄)를 연거푸 투입하며 이런 예상을 깼다. 신 감독이 믿었던 장현수는 수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한국은 이날 스리백에 미드필더 2명까지 사실상 ‘5백’으로 나섰지만 ‘수비 구멍’을 메우진 못했다. 신 감독은 폴란드전이 끝난 뒤 “장현수를 뺄 생각이 없다”며 다시 한번 ‘장현수 신뢰’를 보여줘 팬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전북 수비수 5명을 뽑아 놓고 신 감독이 강조하는 ‘수비 조직력’ 테스트를 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비가 허술한 데는 중앙 미드필더의 기동성 부재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기성용(29·스완지시티)과 정우영(29·빗셀 고베)은 볼 트래핑과 패스 능력은 좋지만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를 밀착 마크하기에는 주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북아일랜드전에서 박주호(울산)가 기성용과 짝을 맞춰 괜찮은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이 선수도 기동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라며 “중원에선 주력 좋은 기성용의 짝을 찾아 수비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 활용법 찾기에도 실패했다. 한 위원은 “폴란드전에서 손흥민은 전반 초반에는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교체 이후) 스피드가 좋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수비 뒤 공간으로 움직이면서 공간을 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의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이 슈팅을 4개밖에 하지 못했던 것은 아직 그의 활용법을 완전히 찾아낸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라며 “권창훈(디종FCO)과 이재성(전북) 등 중앙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를 함께 날개로 뛰게 하기보다는 저돌적인 돌파력을 갖춘 이근호(강원) 황희찬 등과 짝을 맞추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반 막판 투입된 황희찬이 손흥민의 공격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황희찬은 이창민(제주)이 만회골을 터뜨린 뒤 1분 만인 후반 42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박주호가 골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찔러준 볼을 중앙에서 받아 넣었다. 활발한 움직임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김재형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