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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공영방송 가장 참담하게 무너져”

문대통령 “공영방송 가장 참담하게 무너져”

Posted August. 09, 2017 10:06,   

Updated August. 09, 20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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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 우리 사회에서 무너진 게 많은데 가장 심하게 참담하게 무너진 부분이 우리 방송, 특히 공영방송 쪽이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방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지난 정권에서 방송을 정권의 목적에 따라 장악하면서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며 “방송의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해주고 그런 가운데 언론의 자유가 회복될 수 있도록 방통위원장께서 각별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임 방통위원장은 오랜 세월 만난 적이 없고 원래도 개인적으로 안면도 없는 분”이라며 “그런 분을 방통위원장으로 모신 것은 그야말로 방송을, 정치적 독립을 유지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방통위원장은 “통신은 정치적으로 관심이 없는데, 방송은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관심이 많아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며 “어떤 정권에도 좌우되지 않는 정말 불편부당한 방송을 만들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정상화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한 TV토론회에서 해직 언론인 전원 복직과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등을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2012년 파업 후 노조원에 대한 경영진의 부당 노동행위를 조사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특별근로감독 결과 부당행위가 드러나면 방통위원장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감독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경우 방문진 이사 교체가 가능하고, 최종적으로 MBC 사장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문 대통령의 ‘공영방송 정상화’가 또 다른 방송 장악 음모라고 비판했다.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임명식에서) 공정 보도에 최선을 다하는 언론을 위로하기는커녕 비하했다”며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언론을 보장해 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말로만 끝날지 아닐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 · 박훈상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