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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극 언동 말라” 文대통령 첫 비난

Posted June. 23, 2017 09:07,   

Updated June. 23, 20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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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처음으로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 취임 43일 만이다. 과거 대북 화해 정책을 선언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보다 빠르게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조평통은 ‘북남관계에 임하는 자세부터 바로 가져야 한다’는 제목의 ‘대변인 대답’에서 “현 남조선 집권자가 우리를 걸고 들며 입부리를 되는 대로 놀려 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6·15남북공동선언 17주년 기념사에서 “북한이 6·15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의 존중과 이행을 촉구하지만, 핵·미사일 고도화로 말 따로 행동 따로”라고 한 발언을 걸고 들었다. 그는 이를 “북남 관계가 열리지 못하는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워 보려는 오그랑수(꼼수)”라고 단정한 뒤 “남조선 당국자는 상대를 자극하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언동을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2003년 5월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에야 첫 비난을 시작했다. 그것도 직접적인 비난을 삼간 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이번 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조선반도의 위기를 격화시킬 수 있는 미국의 힘의 논리를 반박하지 못했다”며 섭섭함을 약간 드러낸 수준이었다.

 북한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 3개월간은 관망 자세를 취했지만 남북 차관급 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되자 1998년 5월부터 “문민정권(김영삼 정부)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북한은 “남조선 당국자의 ‘상호주의’는 분열·대결 논리로 내부를 흔들어 보려는 것”이라며 “햇볕론은 반민족적이고 침략적인 것이 본질이며 우리 내부를 와해해 보려는 악랄성과 교활성을 겸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