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형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손지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 팀과 함께 기존보다 효율을 최대 10배 높인 세라믹 연료전지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기화학적으로 연료를 직접 전기로 변환하는 연료전지는 섭씨 400∼500도 온도에서 최적 효율을 나타낸다. 기존 플라스틱 기반 연료전지는 고온에선 구조가 변형되기 때문에 섭씨 100도 이하에서 구현됐다. 도자기 재질의 세라믹 연료전지는 섭씨 800∼900도의 고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최적 성능을 구현하긴 힘들었다.
연구진은 섭씨 400도의 온도에서 구동 가능한 세라믹 연료전지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세라믹 연료전지에 사용하던 산소이온 전해질을 수소이온 전해질로 대체했다. 산소이온은 온도를 낮추면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져 전해질로 쓰기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수소이온 중 전기전도도가 높은 대표적 물질 ‘바륨지르코네이트(BZY)’를 얇은 박막 모양으로 만들어 효율을 높였다. 벌크(덩어리) 형태에 비해 박막은 저항이 작아 전기를 더 잘 전달한다.
새 전해질을 적용한 세라믹 연료전지는 기존 벌크 BZY 연료전지보다 섭씨 400도에서 최대 10배 높은 출력밀도를 나타냈다. 같은 양의 연료로도 10배 많은 전기에너지를 얻는다는 의미다.
심 교수는 “고성능 BZY 연료전지 개발로 세라믹 연료전지의 사용 영역이 기존의 발전소를 넘어 가정이나 이동형 전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권예슬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