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삼성 반도체 아우디 장착...전장사업 본격 진출 신호탄

삼성 반도체 아우디 장착...전장사업 본격 진출 신호탄

Posted January. 19, 2017 07:07,   

Updated January. 19, 2017 07:24

日本語

 삼성전자가 독일 아우디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사진)’를 공급한다. 삼성전자가 완성차 업체에 자체 브랜드의 시스템 반도체를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엑시노스 판로를 모바일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확대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전장(電裝)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프리미엄급 AP 성능 검증된 것”

 18일 자동차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엑시노스는 이르면 2019년부터 아우디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다. 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처럼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기존 갤럭시 시리즈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에 납품하던 모바일 AP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아우디에 20나노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해 왔다. 이번에 시스템 반도체까지 납품하게 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진출의 확실한 교두보를 갖게 됐다는 평가다.

 아우디에 쓰일 엑시노스 모델은 지난해 ‘갤럭시 S7’에 적용된 프리미엄급 AP ‘엑시노스8 옥타(8890)’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는 이 반도체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쓸 예정이다. 인포테인먼트는 차량 내 내비게이션 등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엑시노스는 빠른 처리 속도와 다중 지원으로 동시에 4개의 디스플레이를 구동할 수 있게 해준다. 

 차량용 반도체는 모바일 반도체보다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 고장이 나 차량 시스템이 마비되면 탑승자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AP가 아우디에 공급된다는 것은 내구성이나 구동 안정성 등 성능을 충분히 검증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알폰스 팔러 아우디 인포테인먼트 개발 책임자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우수한 성능과 혁신적인 패키지 기술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 부품 공급 계약을 공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고객과의 비밀준수조항 때문에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계약 성립 자체도 비밀에 부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체 AP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입을 밝히고 제품의 우수성도 잠재적 고객들에게 알리는 등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 도전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의 전장사업도 속도가 붙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전장부문 강자인 미국 하만을 인수하기로 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기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적용 분야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가상현실(VR) 기기 업체인 ‘디푼’에도 엑시노스를 공급하는 등 신규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리미엄급 반도체 시장은 본격적인 기술 경쟁이 점쳐진다. 스마트카 시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고성능화되면 반도체도 고사양 제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되면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AP가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프리미엄 AP 시장에서 각축을 벌였던 퀄컴 등과 전장사업에서도 최상위 반도체 기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진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