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소말리아 난민 소년이 장관으로 ‘캐나디언 드림’

소말리아 난민 소년이 장관으로 ‘캐나디언 드림’

Posted January. 17, 2017 08:23,   

Updated January. 17, 2017 08:29

日本語

“우리가 이곳에 방을 잡도록 도와주세요.”

 1999년 당시 23세였던 소말리아 난민 청년 아흐마드 후센(41·사진)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에 있는 공공주택 ‘리젠트 파크’ 앞에서 입주 담당자에게 이같이 하소연했다. 공공주택에 입주해야만 대학 등록금 대출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18년 전 공공주택 거주권을 얻기 위해 캐나다 공무원에게 쩔쩔 맸던 청년이 캐나다의 이민부 장관이 됐다고 영국 BBC가 15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후센은 16세 때인 1993년 형제들과 함께 소말리아를 탈출해 온타리오 주 남부 해밀턴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고학하며 중고교를 마친 그는 캐나다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캐나디언 드림’을 품었다. 이어 토론토로 건너가 2002년 요크대를 졸업했다.

 후센은 대학 재학 중 여러 사회운동에 참여했다. 어릴 적 공공주택 입주권을 따기 위해 애쓰다 알게 된 조지 스미서먼 당시 의원(자유당)의 눈에 띄었다. 스미서먼 전 의원은 BBC에 “매우 조심스럽고도 힘 있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후센은 스미서먼 의원의 소개로 돌턴 맥귄티 온타리오 주총리의 일을 돕는 과정에서 정치를 알게 됐다. 후센의 지인 마흐무드 어코드 씨는 BBC에 “후센은 법률가나 사회 활동가들이 어려운 사회적 문제를 외교적으로 잘 알리는 능력을 탐냈다”고 전했다. 후센의 질투는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법률가가 돼 난민을 비롯한 사회문제를 알리겠다는 의지는 법학 공부로 이어졌다. 그는 2012년에 마침내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고, 2015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캐나다 언론들은 후센이 자신의 초라한 과거를 소탈하게 털어 놓는 점에 주목한다. 한때 자신이 살았던 캐나다 내 소말리아 난민촌이 범죄의 소굴로 낙인찍혔지만 난민촌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후센은 당당하게 자신이 난민 출신임을 밝히면서 난민도 자신처럼 성공한 캐나다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캐나다 공영방송 C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캐나다인이다. 소말리아는 제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유산이며 저의 출신 배경을 이유로 (성장하는 데) 제한받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