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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 몸도... 준비된 빅리거 황재균

Posted November. 29, 2016 08:43,   

Updated November. 29, 20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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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텍사스 외야수 추신수(34)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다만 충분히 준비한 뒤 메이저리그에 오면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신수가 생각하는 가장 필요한 준비는 언어다. 그는 “통역이 있겠지만 한 번 거쳐서 말을 주고받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의사소통이 돼야 실력도 더 잘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황재균(29·롯데)은 준비된 선수다. 황재균은 22일 미국 플로리다 주 IMG아카데미에서 20여 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 훈련을 했다. ‘쇼 케이스’를 마친 뒤 그는 구단 관계자들과 영어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황재균의 아버지 황정곤 씨(56)는 28일 “재균이가 메이저리그에 가기로 마음먹은 뒤 착실히 준비를 해 온 것 같다. 영어도 그중 하나다. 어렵사리 기회가 온 만큼 터무니없는 가격이 아니라면 국내 잔류보다는 메이저리그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니스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인 황 씨에 따르면 황재균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롯데의 외국인 선수 린드블럼(투수)과 아두치(외야수)를 집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황 씨는 “재균이가 요리를 잘한다. (롯데의 연고지) 부산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 외국인 선수는 물론 아이들까지 초대해 파스타 같은 걸 만들어주곤 했다. 아이들한테서 생활영어를 많이 배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황재균의 영어는 수준급”이라고 말하곤 했다.

 영어 실력만 키운 게 아니라 몸도 키웠다. 황 씨는 “예전엔 시즌이 끝난 뒤 서울 집에 돌아오면 열흘 정도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다. 그런데 2년 전부터는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을 키우는 걸 보고 ‘독하게 마음을 먹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2년 전 입었던 양복이 이제 더 이상 맞지 않는다. 그 옷들을 줄여서 요즘 내가 입고 있다”며 웃었다.

 황재균에 대한 관심은 미국 현지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8일 스포츠 섹션에서 내년 시즌 LA 다저스의 주전 2루수 후보를 소개하며 황재균을 포함시켰다. 황재균은 국내에서 주로 3루수로 경기에 나섰지만 유격수로 프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만큼 2루 수비도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구미에 맞추기 위해 그는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외야 훈련까지 소화해 왔다.

 포브스는 “황재균은 멀리 치는 선수다. KBO리그 10년차 베테랑으로 2015년과 2016년에 엄청난 힘을 보여줬다. 2015년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도 우승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그의 10년 평균 OPS(출루율+장타력)는 0.786인데 지난해와 올해의 OPS는 각각 0.871과 0.964를 찍었다.

 그는 이 외에도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전 경기에 출장할 정도의 내구성과 함께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다. 빠른 공을 치는 능력도 인정받았다. 지난달 미국 야후스포츠가 올해 스토브리그에 나온 204명의 FA를 평가하면서 괜히 그를 25위에 올려놓은 게 아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