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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여론조사...미 주류언론 대망신

Posted November. 10, 2016 07:06,   

Updated November. 10, 20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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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모든 여론조사의 예측이 다 틀린 거죠?”

 미국 대선일인 8일(현지 시간) 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을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크게 앞서 나가자 CNN방송 대표 앵커 앤더슨 쿠퍼가 패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CNN은 선거 당일까지도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고, 1∼3차 TV토론 평가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이 크게 우세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CNN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CNN은 클린턴뉴스네트워크(Clinton News Network)’라고 비꼴 정도로 친(親)클린턴 성향이었다.

 트럼프의 예상 밖 승리로 망신살이 뻗친 언론은 CNN만이 아니다. 클린턴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뉴욕타임스(NYT)는 선거 전날 클린턴 승리 확률을 84%라고 밝혔다. 그러나 8일 밤 12시경엔 ‘트럼프 당선 확률 95%’란 기사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선거예측 전문 사이트 ‘538’을 운영하는 이른바 ‘대선 족집게’ 네이트 실버의 ‘트럼프 치욕’도 계속됐다. 실버는 올해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의 부상을 무시했다가 잘못을 인정하는 반성문까지 써야 했다. 본선에서도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 심지어 대부분 지역의 투표가 마무리된 8일 오후 8시경까지도 클린턴 당선 가능성을 77%까지 올렸다가 톡톡히 망신을 샀다.

 트럼프는 “주류 언론의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 제2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보여주겠다”고 말해왔는데 그 장담이 현실이 된 것이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클린턴을 일방적으로 응원해온 진보 주류 언론들이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느라 여론조사 숫자에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기성 제도권에 대한 미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놓쳤다”고 보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