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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한국보다 164배 팔린 중국... 미래차 주도권 뺏길라

전기차 한국보다 164배 팔린 중국... 미래차 주도권 뺏길라

Posted September. 02, 2016 07:17,   

Updated September. 02, 20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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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면서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KOTRA와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12만2678대로 한국(745대)의 164배나 됐다. 중국 내 판매순위 상위 20개사 가운데 비야디(比亞迪·BYD), 베이징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회사가 9개를 차지했다.

 중국에 이은 2위가 미국(6만4057대)이다. 지금까지 신산업은 미국이 혁신을 주도하고 다른 나라들이 추격했지만 전기차에선 초반부터 미중이 격렬하게 경쟁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중국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과 파격적인 수준의 보조금으로 지원한 결과다. 중국 비야디 등 가솔린차를 만들던 회사들은 기존 시장에서는 기술격차를 줄이기 어렵지만 신시장에서는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전기차에 전력투구했다. 소비자들도 공해 문제로 구입 자체가 힘든 가솔린차 대신 정부 보조금 덕분에 가격이 싸진 전기차로 몰렸다.

 한국은 거의 반대다. 정부는 전기차의 대중화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신성장 전망을 잘못 예측했다. 현대기아차는 가솔린차와 수소차에 주력해온 만큼 생산설비를 재편하기가 쉽지 않다. 정유업계는 전기차 시대가 생존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나마 작년 말 제주를 전기차 관련 규제 프리존으로 선정했지만 특별법이 반년 째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약발이 떨어진 상태다. 정관업(政官業)의 ‘기득권 카르텔’이 변화에 저항하는 바람에 기술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끼었던 샌드위치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글로벌 경쟁에서 완전히 도태될 위기에 빠진 셈이다.

 한국이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기차 시장을 키우지 못하는 것은 산업정책이 실패했다는 의미다. 지금 자동차시장은 과거 휴대전화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된 것과 같은 격변기다. 이 흐름을 놓치면 한국은 오랜 기간 ‘느린 추한국 전기차가 한번 충전해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미국 전기차의 절반 수준이고 충전소도 태부족인 현실에서 판매 대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격자’에 머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