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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두번째 기업쇼핑...최태원의 광폭 M&A

한달새 두번째 기업쇼핑...최태원의 광폭 M&A

Posted November. 25, 201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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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이 돌아온 SK그룹이 거침없는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CJ헬로비전에 이어 OCI머티리얼즈까지 이달에만 중대형 인수합병(M&A)을 두 건이나 성사시킨 것이다.

SK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OCI로부터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 원(주당 9만3000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24일 밝혔다.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셀 등의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 전문 기업. 반도체 이물질을 제거하는 삼불화질소(NF3)가 대표적 제품이다.

SK그룹으로서는 이번 M&A를 통해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를 내는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됐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공격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그룹의 다음 행보에 대해서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태원의 돌격 앞으로

SK텔레콤은 이달 2일 CJ헬로비전 지분 53.9%(30%는 즉시+23.9%는 향후 5년 내)를 총 1조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K의 OCI머티리얼즈 지분 인수는 이로부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발표됐다. SK그룹으로서는 최 회장 복귀 후의 두 번째 기업쇼핑이다.

최 회장은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지 사흘 만인 8월 17일 확대 경영회의에서 현 경영환경의 제약요건에서 과감히 탈피해 투자 시기를 앞당기고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형규 ICT위원장(부회장)은 국내외 기업과의 창조경제식 협업과 공격적인 투자로 정보통신기술(ICT)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보고했다.

SK그룹은 8월 25일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 등을 포함한 SK하이닉스의 46조 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SK가 반도체 소재 회사까지 품에 안은 것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지난달 말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파괴적 혁신을 강조한 것도 결국 성장정체에 놓인 그룹의 위기를 공격적인 투자로 극복하자는 메시지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5대 성장축 구성 완료

SK의 OCI머티리얼즈 인수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적잖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는 평가가 많다. 수율이 가장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산업에서 산업용 특수가스의 안정적 공급은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SK는 반도체 소재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며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가 크고 향후 중국 반도체 업체들로도 판로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OCI머티리얼즈로서는 D램과 3D낸드 증설이 예상되는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확보해 가동률의 안정성을 높이게 됐다며 특히 SK하이닉스가 아닌 SK로 인수되면서 다른 주요 고객사(삼성, LG 등)들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SK홀딩스와 SK C&C가 합병해 8월 출범한 SK는 최 회장이 최대주주(23.2%)로 있다. SK는 출범과 함께 정보기술(IT), 액화천연가스(LNG), ICT 서비스, 반도체 소재, 바이오를 5대 성장축으로 내세웠다. IT 및 ICT 서비스(기존 SK C&C 사업부문), LNG(자회사 SK E&S), 바이오(SK바이오팜, SK바이오텍) 등은 모두 직접 또는 자회사를 통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 남은 반도체 소재 사업을 위해 SK는 OCI머티리얼즈 인수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실탄 쌓은 SK이노베이션도 주목

국내 M&A 시장에서 다시 큰손으로 떠오른 SK그룹의 다음 행보에도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는 590억 원을 투자해 공유차 업계 1위인 쏘카 지분 20%를 획득했다고 24일 밝혔다. SK는 주유소와 멤버십 등 공유차 사업에 활용 가능한 자원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쏘카의 파트너가 됐다. 쏘카는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가 투자한 회사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내면서 체면을 구겼던 그룹의 맏형 SK이노베이션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79월)까지 영업이익은 1조6730억 원. 연간 영업이익은 2011년(2조9595억 원) 이후 4년 만에 2조 원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100%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이달 들어 잇달아 첫 중간배당을 결정하면서 3400억 원 이상의 현금이 SK이노베이션으로 유입됐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 공백기에 M&A 시장에서 주춤했던 SK그룹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며 실탄을 두둑하게 챙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셰일가스 광구 지분 추가 인수를 포함해 언제든 대형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