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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에미넘에 열광하는 포크가수 싸이에게도 빠졌어요

래퍼 에미넘에 열광하는 포크가수 싸이에게도 빠졌어요

Posted March. 05, 20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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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크 가수의 영웅은 밥 딜런이나 사이먼 앤드 가펑클이 아니다. 래퍼 에미넘이다.

스물네 살짜리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 얘기다. 지난해 낸 2집 X(멀티플라이곱하기)는 빌보드(미국)와 UK(영국)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최다 청취 앨범(4억3000만 회 재생), 영국 최다 판매 앨범(120만 장), UK 앨범 차트 12주 1위. 지난해 해외에서 최정상에 올라선 그의 국내 인기는 신통찮으니 한국 팝시장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 상상이 잘 안된다.

랩처럼 빠르게 내뱉는 각운과 날렵하고 세련된 멜로디, 절창이 결합된 시런의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영국의 제이슨 므라즈라고 했다. 시런을 세계에 알린 노래는 약물중독 성매매 여성의 비참한 삶을 묘사한 디 에이 팀(2011년). A급 마약을 뜻하는 노래 제목에 맞는 각운(데이드림 에이틴 웨이스팅)을 끝없이 쏟아내며 무거운 소재를 따사로운 발라드로 풀어냈다. 2010년대 대중적 포크음악의 최전선에 시런이 있다.

그가 8일 처음 한국 무대에 선다.(오후 6시 서울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12만100014만3000원02-563-0595) 시런을 e메일로 만났다. 지난달 말 영국의 그래미 브릿 어워드의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쥔 그는 에미넘의 더 마셜 매더스 엘피(2000년)가 지금의 날 있게 해준 앨범이라면서 공연 스태프와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즐기고, 무대에서도 즉흥 랩을 할 때가 있다고 했다.

그는 브릿 어워드 축하무대에서 2집 수록곡 블러드스트림(QR코드)을 부르며 루프 페달(연주를 실시간으로 녹음해 반복 재생하는 장치)을 이용해 마술 같은 기타 연주를 해냈다. 시런의 특별한 재능을 엿볼 작은 열쇠다. 그건 북아일랜드 가수 포이 밴스에게 영향 받은 주법이에요. 지난해 제가 들은 최고의 앨범도 밴스의 조이 오브 나싱이죠.

14세 때부터 통기타 한 대 들고 영국 미국을 떠돌며 노래한 시런은 19세 때 엘턴 존에게 발탁된 뒤 그래미 시상식 무대까지 실력 하나로 올라갔다. 이동이 잦아 아이패드와 아이폰으로 음악을 듣는데 조만간 집에 좋은 오디오 시스템 하나 장만해야겠어요.

시런은 싸이의 팬을 자처했다. 직접 만났는데 굉장히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그의 신곡을 기다려요. 싸이한테 이번 공연에 꼭 와달라고 전해주세요.

한국 공연을 어떻게 준비할 거냐고 물었다. 그는 래퍼처럼 건들댔다. 굉장히 재미있는 공연이 될 거고, 무대 위에는 저 혼자 올라가고요.

시런은 7월 1012일, 8만 석 규모 꿈의 구장,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한다. 퀸 마돈나 U2 에미넘이 섰던 무대에서, 역시 기타 딱 한 대만 들고.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