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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역전 껄끄러운 두 부총리

Posted January. 24, 20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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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23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내각을 책임지는 총리와 경제, 사회 부총리가 모두 여당 정치인으로 채워지게 됐다. 이른바 정치 내각이 출범하는 것이다.

하지만 총리단 3인방 인선은 여권 내부의 역학관계를 뒤흔드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이 후보자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이끄는 모양새이지만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인연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황 부총리가 5선으로 가장 높고, 이 총리 후보자와 최 부총리는 같은 3선이다. 특히 최 부총리는 이 후보자에 앞서 원내대표를 지낸 친박(친박근혜) 핵심이다. 직제상으로만 보면 이 총리 후보자와 최 부총리의 위상이 역전된 셈이다.

황 부총리는 2012년 5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이듬해인 2013년 5월 당직 개편을 했다. 당시 황 대표는 이 후보자를 사무총장으로 발탁하려 했지만 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반대에 부닥치면서 홍문종 의원을 서병수 당시 사무총장(현 부산시장) 후임으로 임명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총리 취임을 바라보는 황 부총리의 심경은 복잡할 것이라며 국회의원 선수로 보나 나이로 보나 황 부총리가 이 후보자보다 위였지만 지금은 정부 내 서열이 역전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의 심경도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총리로 취임할 때만 해도 최 부총리는 경제팀을 총괄하면서 박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으로 꼽혔다. 하지만 원내대표직에 오른 이 후보자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 등 민감한 현안을 잘 해결하면서 정치력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한다. 반면 최 부총리의 정무적 역할은 여전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총리단 3인방의 물고 물리는 관계가 불협화음을 빚어낼 수도 있다. 이 후보자는 이런 점을 우려해 가급적 두 부총리를 최대한 예우하면서 몸을 낮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평화 모드로 일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이 후보자와 최 부총리는 차기의 꿈을 꾸는 사람이어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면 긴장 관계가 고조될 수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