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주저앉은 코끼리 다시 춤출까

Posted April. 23, 2014 04:09,   

日本語

틀대던 코끼리가 다시 일어서고 있다.

지난해 루피화 가치가 13% 가까이 떨어지고 경상수지 적자가 심해졌던 인도 경제가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복지 대신 경기부양을 앞세운 총리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밀려들어 증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1일 인도 뭄바이 증시 센섹스지수는 전일 대비 0.60% 상승한 22,764.83으로, 우량주 중심의 니프티지수는 6,816.65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였다. 22일도 오후 5시 현재 두 지수 모두 상승 중이다.

모디노믹스 기대감

지난해 인도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42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10억 달러 감소했다.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도 올 들어 3%나 오르는 등 최근 인도의 경기지표가 안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인도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데는 친()시장 경제를 앞세운 총리의 당선 가능성에 따른 기대감 덕분이다. 8억 명이 넘는 유권자가 참여해 세계 최대의 선거로 불리는 인도 총선은 이달 7일부터 5월 12일까지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 총리 후보인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 주지사(64)가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모디 주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 집권당인 국민회의당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그는 복지정책 대신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워 젊은 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인프라 개선에 1조 달러를 투입하고 3년 내 8%대 경제성장률을 이루겠다고 공약하는 등 뚜렷한 성장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이미 인도 금융시장은 모디노믹스(Modinomics모디 주지사의 경제 정책) 효과로 들썩이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새 정부의 정책이 인프라 투자와 자본 지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인프라, 건설, 은행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연초 이후 인도 증시로 순유입된 자금은 48억400만 달러로 대만(51억270만 달러)과 함께 외국인 자금이 가장 많이 몰렸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지난해 9월 취임한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 총재도 외국인의 신뢰를 얻는 또 다른 축이라는 평가다.

브릭스 중 선두주자로 떠오르나

인도 경제가 살아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주춤했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다시 살아날지 여부도 국제 금융계의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브릭스 가운데 가장 빨리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경제채널 CNBC는 브릭스 최후의 생존자라는 기사에서 최근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브릭스 국가 중 인도 경제의 전망을 단기적으로 가장 밝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 이후 증시 수익률을 보면 4개국 중 인도의 성적이 가장 뛰어나다. 연초 이후 인도 센섹스지수는 7.53% 오른 반면 브라질(1.17%) 중국(2.37%) 러시아(17.66%)는 저조하다.

경제전문가들은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바닥을 찍은 후 올해부터 서서히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브릭스 국가 중 인도가 성장률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내수가 좋진 않지만 작년 8월 이후 수출이 회복되면서 올해는 5.4%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나치게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총선 이후 경제개혁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져 있고 현재 증시가 과열 상태라는 것.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야당이 이끄는 연립정부에 대한 주 정부의 지지율이 높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개혁 기대감에 부풀었던 인도 증시의 거품은 수그러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새 정부가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