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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가장 유력한 생존 후보"

Posted February. 05, 201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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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든 쇼크의 시작은 신흥국 위기였다. 이는 1997년 태국 밧화 가치 폭락으로 아시아 전역에 퍼진 외환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며 국가 부도 위기에까지 몰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국이 17년 전과 같은 외환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한다.

1997년과 2014년 한국은 경제의 기초체력이 다르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지난해는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국은 사상 최대치인 707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단기외채 비중이 크고 만성적으로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신흥국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또 금융시장 여건이 다르다. 한국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던 당시 외환보유액은 200억 달러를 겨우 넘었지만 현재는 당시보다 16배 이상 많은 3400억 달러다. 단기외채 비중도 관리 가능한 수준.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원화가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가장 유력한 생존 후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 한국이 외환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혼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래액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가 신흥국에서 돈을 지속적으로 빼내면 한국도 악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약 67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신흥국 쇼크가 불거진 지난달 10일 이후 외국인 순매도액은 약 2조5000억 원이다.

증시 부진이 지속되자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코스피 전망치를 낮추며 투자 자금을 현금화할 것을 조언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 실적 쇼크, 중국 금융시장 불안, 신흥국 위기 등 여러 우려가 겹치면서 시장이 예상 경로를 이탈했다며 상반기에 기대했던 고점은 낮아지고, 연중 고점은 4분기로 이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보유한 위험 자산을 줄여야 한다며 현금 비중을 높이라고 권했다.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