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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 도감청, 오바마는 진정 결백할까?

Posted October. 30, 2013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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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면적인 정보활동 재검토에 착수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NSA의 정보수집은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다라며 다만 NSA 활동이 지나치게 광범위해서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낳고 있으므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도 이날 사생활 보호와 국가 안보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작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지도자들을 도청한 사실을 알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우리는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하는 데 추가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도청 의혹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 에드워드 스노든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불법 정보수집 폭로 후 올 7월 NSA 활동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며 독립 감시기구 설치 등을 제안했다. 재검토 작업은 올 11, 12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독립 감시기구 구성 인원이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 재검토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전했다.

한편 워싱턴을 방문 중인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은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자들과 면담하고 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NSA 도청 사태에 우려를 표했다.

독일 출신인 엘마르 브로크 유럽의회 외교위원장은 메르켈 총리를 10년 넘게 도청하는 식의 스파이 활동은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의 도청 행위는 독일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출신의 클로드 모리스 유럽의회 의원도 양자 간의 신뢰가 다시 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일부 오해하는 부분도 있어서 정책 토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조만간 브뤼셀에 미국 의회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SA 활동은 정당한 국가안보 행위라는 미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위기에 가렸던 비난의 목소리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은 NSA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오던 태도를 바꿔 우방에 대한 도청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NSA 활동을 의회 차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도청 활동을 몰랐다는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정말 몰랐다면 지도자 신뢰도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28일 오바마 대통령이 5년에 가까운 재임 기간 NSA의 감청 활동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게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몰랐다면 국가 지도자로서 리더십에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또 도청 사태가 드러나면서 세계적으로 분노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에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났다고 CNN이 지적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