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원화 강세 행진 수출기업 경쟁력 타격

Posted October. 16, 2013 08:02,   

日本語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돈줄 죄기) 연기와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진으로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9개월여 만에 1060원대로 떨어졌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7원 내린 106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월 23일(1066.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전날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인 데 영향을 받아 코스피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환율은 떨어졌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6월 중순 연내 양적완화 출구 계획을 밝힌 직후 1154.7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동시다발적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다소 늦추며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는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이 8조 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것도 한몫했다. 이날까지 외국인의 매수세가 33거래일 연속 이어지면서 사상 최장 순매수 기록 경신을 하루 앞두고 있다.

1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라는 내부적인 요소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18월 누적 422억8000만 달러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현재 속도라면 연간 최대 규모인 630억 달러 이상의 경상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기지표도 개선되면서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상반기에 비해 다소 줄었다.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늦춰지고, 중국 경기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 달 일본의 소비세 인상 여부도 변수다. 만일 인상되면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한 만큼 엔화 약세로 인한 추가적인 원화 강세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화 강세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 탄탄한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을 반영하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과도한 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원화 강세는 국내 생산품의 가격을 높여 타국 제품과의 수출경쟁력에서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