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계산대 뒤편 10인치 모니터에 비밀 있었네

Posted August. 10, 2013 03:02,   

日本語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찾아오면서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스마트 절전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큰 공장뿐 아니라 일선 유통매장들도 에너지 절약에 발 벗고 나섰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가 발령된 8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GS25 연대2호점을 찾았다. 계산대 뒤편에 달린 10인치 크기의 모니터에는 전달 전력 사용량과 이번 달 예상 사용량 외에 분당 사용량까지 표시됐다. 터치스크린으로 냉장고, 에어컨, 조명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손님이 뜸한 시간에는 에어컨이나 조명의 강도를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장비는 LG전자가 개발해 2011년 이 매장에 시범 설치한 것이다. LG전자는 먼저 편의점의 모든 조명을 에너지 효율이 좋은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꿨다. 냉장고와 에어컨의 실외기도 하나로 합쳐 냉장고의 폐열을 재활용해 겨울 난방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GS25 연대2호점은 에너지 절약 점포로 거듭났다. 73m(약 22평) 규모의 이 매장은 시스템을 도입한 2011년 전력 소비량을 전년보다 29% 줄여 330여만 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었다. 지난해 전력 소비량도 2011년과 비슷했다.

효과가 검증되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점차 이 기술을 적용하는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이달 말까지 전국 250여 개 매장에 새 장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GS리테일 측은 초기 비용이 기존 매장보다 500만 원 정도 더 들지만 곧 회수할 수 있는 데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착한 기술이기 때문에 신규 또는 시설을 교체해야 하는 매장 위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처럼 IT를 활용한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빌딩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서울 가양점과 강서점 지하주차장 조명을 LED로 바꾸고 센서를 설치해 이용자가 없을 때는 어두워지고 많을 때는 밝게 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로써 주차장 조명용 전력을 79% 절약한 홈플러스는 이 시스템을 올해 60개 매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올 초 지멘스에 의뢰해 에스컬레이터와 주차장 환풍 시설을 돌리는 대형 모터를 고효율 인버터 모터로 교체하고 에스컬레이터 상부 조명도 LED로 바꿨다. 이를 통해 연간 1억2000만 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에너지 절약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BEMS 산업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BEMS 시장은 연간 평균 14%씩 커져 2020년에는 규모가 6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