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공장서 일 못한다 중관광객 필요 없다 (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양 국민 간 감정싸움도 격화되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중국 노동자들은 파업과 일본 차량 공격으로 맞섰다.

일본 보수단체인 힘내라 일본! 전국행동위원회는 22일 오후 2시경 도쿄() 미나토() 구 롯폰기()의 아오야마공원에 모여 집회를 열고 약 1km의 도로 행진을 했다. 일본 경시청 추산 700여 명의 시위대는 중국의 센카쿠 침략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센카쿠에 자위대 상주를 중국인 관광객과 유학생은 필요 없다 등을 쓴 팻말을 목에 건 이들도 있었다.

시위대는 주일 중국대사관을 둘러싸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자 5명씩 조를 짜 중국대사관 맞은편 인도에서 센카쿠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일본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중국국제라디오(CRI)가 23일 보도했다.

중국에선 일본 공장 근로자들의 반일 파업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 광둥() 성 중산() 시에 있는 캐논 프린터 공장 근로자 약 2000명은 20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공장은 최근 반일 시위로 공장 문을 닫았다가 20일 조업을 재개했지만 21일 다시 휴업에 들어갔다. 광둥 성 주하이() 시 캐논의 소형 디지털카메라 공장과 파나소닉 무선전화기 공장, 광둥 성 선전((수,천)) 시의 도시바()테크도 근로자의 시위로 공장 조업이 중단됐다.

일제 자동차도 수난을 겪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닛산 혼다 자동차의 공장이 있는 광둥 성 장먼() 시에서는 1318일 일제차 78대가 차량털이 피해를 봤다. 15일 산시() 성 시안() 시에서는 일제 승용차를 몰던 중국인 남성(51)이 시위대의 습격으로 부상해 반신불수가 됐다. 일부 일본차 판매점은 수천 엔(수만 원)씩 받고 자동차의 앞뒤에 붙은 로고를 떼어내 다른 차량의 로고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23일자 신문에 괌 등에서 벌이고 있는 미일 도서방위 연합 군사훈련 을 보도했다. 21일부터 37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섬들이 침공을 받는 상황을 상정했다. 훈련 사실은 이미 언론에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는 22일 훈련 장면을 또다시 언론에 공개했다. 중국을 의식한 대외 보여주기용으로 해석된다.

박형준 고기정 lovesong@donga.com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