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속속 껍질벗는 애플 영업비밀 (일)

Posted August. 06, 2012 05:58,   

日本語

애플의 속살이 한 꺼풀씩 드러나고 있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경영 스타일대로 철저하게 비밀주의를 유지해왔던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영업사항을 하나둘 공개하고 있는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 시간)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소송 심리 과정에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영업비밀을 공개해야 하는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이달 말까지 심리가 이어지면서 애플의 정보가 더 드러날 것으로 정보기술(IT)업계는 내다보고 있으며 이에 대해 애플은 내심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리를 진행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애플의 국가별 매출 현황을 배심원단에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애플은 다른 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공개하는 이 데이터를 그동안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내놓지 않았다. 유럽 미주 아시아 등 대륙별 매출 자료만 공개했다. 이번 소송에서도 이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애플의 미국 내 아이폰 아이패드 광고비 총액도 3일 심리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애플은 20072011년 미국 내에서 아이폰 광고비로 6억4700만 달러(약 7300억 원)를 집행했으며 아이패드 광고비로도 2010년 4억5700만 달러(약 5200억 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인으로 나선 모바일소프트웨어 담당 임원인 스콧 포스톨 부사장은 애플이 아이패드를 개발하면서 화면 크기를 놓고 벌어진 경영진 내부 논쟁을 처음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에디 큐 애플 수석부사장은 소비자의 의견을 취합해 지난해 11월부터 여러 차례 삼성전자 갤럭시탭과 같은 크기의 7인치 아이패드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잡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잡스는 갤럭시탭은 나오자마자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현재 아이패드(9.7인치 화면) 크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CNN머니는 이번 소송으로 누리꾼도 양편으로 갈렸다고 보도했다. 애플을 비판한 한 누리꾼은 포드가 운전석 앞에 운전대를 부착하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GM의 쉐보레가 훔쳤다며 소송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은 삼성전자는 소니의 발광다이오드(LED) TV의 디자인을 베꼈을 뿐 아니라 광고를 통해 그 기술이 자기들 것이라고 말한다며 베끼기는 한국 제조업체의 보편적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