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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새끼 판사, 대법원 판결도 시빗거리로 만들었다 (일)

가카새끼 판사, 대법원 판결도 시빗거리로 만들었다 (일)

Posted December. 24, 201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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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법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행정부를 공격한 데 이어 상급심 판결까지 문제 삼자 수수방관하는 대법원의 태도에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신상털기 자제라고 포장은 했지만.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42사법시험 33회)는 23일 오전 7시 10분경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소중한 트친(트위터 친구)님들 많이 속상하시죠? 안타까움, 실망, 배신감 등등으로 간밤에 제대로 못 주무시지 않았을까 걱정입니다라고 썼다. 하루 전인 22일 대법원이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정봉주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이어 트친님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만, 판결 결과나 시기, 경위가 전혀 승복할 수 없는 것이더라도 판사의 신상털기는 좀 과하다 싶다며 지금의 분노를 맘껏 표현하시되, 신상털기 말고 다른 방법으로 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의 지지자들이 주심을 맡은 이상훈 대법관의 출신 지역, 가족관계,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나서자 이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실상 하급심 판사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잘못된 판결이라며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인 22일 오전 7시경에도 오늘 아침 10시에 꼭 듣고 싶은 소식이 있습니다. 꿈자리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고 하니, 제가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의 소식일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이 부장판사도 우리 모두처럼 어제 잘못된 대법원 판결에 분노하면서 그 분노를 끝까지 표현하자고 하네요. 이상훈 대법관을 옹호하는 글은 전혀 아니죠라는 다른 트위터 이용자의 글에 대해 언제 내 머릿속을 털어가셨나? 재주 좋군. 자네가 무섭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불편한 진실이 드러났다는 시각도

이 부장판사를 지지하는 이들 중 일부는 이상훈 대법관과 대법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부장판사의 한 트위터 팔로어는 판결 결과에 불만을 품고 고등법원 판사에게 석궁을 쏴 상해를 입힌 사건에 빗대 그때 석궁 쏜 교수가 밉습니다. 왜 확실히 쏘지 않았을까요라며 정 전 의원에 대한 판결이 잘못됐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부장판사가 석궁테러를 일으킨 김모 교수 사건의 주심이었다는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당시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자신이 그 사건의 주심이었다는 것을 밝히며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했는데 피습을 당하는 현실과, 당사자를 배려하고 그의 입장에서 고민했는데 편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재판과 판결을 했다는 평가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지금의 분노를 맘껏 표현하라고 한 것과는 모순되는 대목이다.

이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창원지법은 22일 오후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부장판사가 18일 페이스북에 꼼수면, 가카새끼 짬뽕 등으로 표현된 패러디물을 올린 것은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의견을 모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윤인태 창원지법원장은 이 부장판사의 행위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할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장은 법관의 윤리강령 위반 여부나 사안의 경중을 판단해 구두서면 경고를 하거나 대법원에 징계위원회 회부를 요청할 수 있다.



신민기 minki@donga.com